“이예담 임의해지·손혜진 은퇴”…정관장, 시즌 앞두고 선수단 변화→재정비 박차
시작은 담담했다. 한때 미래를 기대받으며 노력했던 두 명의 젊은 선수가 다시 코트를 밟는 일은 당분간 멀어지게 됐다. 여자배구 정관장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팀 재정비를 택했다. 벤치에서 조용히 자신을 갈고닦던 시간, 그리고 땀으로 지운 하루하루가 큰 변화의 순간을 이끌어냈다.
정관장은 24일 “이예담과 손혜진을 각각 임의해지, 은퇴 선수로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예담은 공시일부터 모든 선수 자격이 정지되며, 손혜진 역시 은퇴 선수로 등록돼 다가오는 시즌 코트에 오를 수 없게 됐다. 팀은 두 선수와 장기간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선수단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4년차 미들블로커 이예담은 2021-2022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이예담은 6경기 14세트 출전, 그리고 9득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왔던 이예담의 행보는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혜진은 2024-202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가 돼 정관장에 합류했다. 그러나 공식 경기 출전 기회는 허락되지 않았다. 젊고 가능성 있는 이름들이지만,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두 선수는 새로운 길을 고민하게 됐다.
정관장은 미래를 향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2024시즌 여자부 전체 평균 연봉 소진율은 91.3%에 달했고, 정관장 역시 22억7천700만원을 사용해 샐러리캡과 옵션캡을 합친 전체 상한액 26억원 중 87.58%를 소진했다. 이는 팀 전력 조정과 전략적인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 현재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여자배구 7개 구단 모두가 등록 마감일인 7월 30일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선수단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팬들 역시 SNS를 통해 아쉬움과 함께 이예담, 손혜진의 새 출발을 응원하며, 각 구단의 새로운 시즌 준비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물러서는 이름은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손길들이 모이는 봄의 끝자락이다. 언젠가 다른 코트에서 또다른 도전을 준비할 젊은 선수들의 마음처럼, 배구단의 시간도 잠시 멈췄다가 다시 흐르리라. 여자프로배구의 새로운 시즌은 올 여름 마지막 등록 마감 이후, 한층 더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과 마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