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인력 픽업트럭 생산으로 이동”…미국 포드, 내연기관 증산 결정 파장
현지시각 23일, 미국(USA) 미시간주 디어본에서 포드(Ford)가 전기차 생산 인력을 내연기관 픽업트럭 증산 라인으로 재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알루미늄 공급 차질,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조치로, 미국 자동차 업계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전략 변경은 완성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소재 리스크가 제조사의 생산 정책을 뒤흔드는 단면을 보여준다.
포드는 2025년까지 주력 모델인 F-150과 ‘슈퍼듀티’ 픽업트럭의 생산량을 5만 대 이상 추가 확대한다고 이날 3분기 실적 발표에 맞춰 밝혔다. 구체적으로 디어본 전기차 조립라인의 시간제 근로자들을 인근 내연기관 트럭 생산라인으로 3교대 체제로 투입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F-150의 연간 생산량을 약 4만5천 대 늘릴 계획이다. 반면, F-150 전기차 조립은 생산 효율화 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생산 재조정의 핵심 배경에는 알루미늄 공급 불안정이 자리 잡고 있다. 포드 관계자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트럭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최근 알루미늄 공급 차질도 매우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알루미늄 제조업체 노벨리스(Novelis)의 뉴욕주 공장 화재로 인한 공급 단절이 알루미늄 수요가 높은 전기차 모델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벨리스 사고로 미국 자동차 업계 내 일부 라인 가동이 중단됐고, 이에 따라 여러 기업이 공급망 재구성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포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전기차 생산 축소와 신차 출시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이번 추가 조치는 외부 변수와 시장 변동성이 제조사의 라인 전략을 실시간으로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3분기 실적 역시 이런 환경 변화를 반영한다. 포드는 이날 3분기 주당 45센트의 조정 순이익을 발표했으며, 이는 ‘LSEG’의 예상치(주당 36센트)를 웃돈다. 그러나 이자·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EBIT) 전망치는 기존 65억~75억 달러에서 60억~65억 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관세 부담은 연간 2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낮췄지만, 노벨리스 사고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올해와 내년 중 약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포드는 향후에도 공급망 리스크, 금리 변동, 원자재 가격 등 변수에 따라 분기별 사업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드의 결정은 미국 제조업계 내 공급망 재편 흐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소재 리스크가 기존 내연기관 재조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며, 국제 자동차 업계의 전략 변화 촉매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