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은메달 목에”…송세라, 우시 월드컵 결승→시즌 네 번째 입상 빛났다
금빛 칼끝 아래 차오른 땀방울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 순간, 송세라가 조용히 시상대에 섰다. 중국 우시에서 펼쳐진 2024-2025시즌 국제펜싱연맹 여자 에페 월드컵에서 송세라는 결승까지 힘차게 올랐고, 마지막 한 점을 놓친 아쉬움 속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송세라는 64강전부터 안정적이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국제 무대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특히 알리스 콩라드(프랑스)를 15-9로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고, 결승전에서는 알렉산드라 루이 마리(프랑스)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최종 점수는 9-10, 단 한 점에 가로막힌 결승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송세라는 지난 시즌 금메달을 시작으로, 이번 우시 월드컵까지 네 차례나 국제 대회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밴쿠버 월드컵 금메달, 올해 2월 바르셀로나 월드컵 은메달, 3월 부다페스트 그랑프리 동메달에 이어 또 한 번 실력을 증명했다. 송세라는 “경기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 만족한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도전할 것”이라며 자신의 소감을 차분하게 전했다.
남자 사브르 월드컵에서는 박상원과 도경동이 나란히 동메달을 추가했다. 박상원은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장-필리프 파트리스를 15-12로 완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엔베르 일드름과의 경기에서 13-15로 분투 끝에 아쉽게 패했다. 도경동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파레즈 페르자니를 8강에서 15-10으로 이겼고, 준결승에서 산드로 바자제에게 역전패하며 개인 첫 국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종료 뒤, SNS에는 “한국 펜싱의 저력과 저변이 넓어졌다”는 팬들의 자긍심 어린 반응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도 송세라의 침착한 운영과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끈질긴 승부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여자 에페 시상식이 끝난 뒤, 월드컵 시즌은 점차 종착지에 다가서고 있다. 송세라는 곧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되고, 박상원과 도경동 역시 이어질 국제대회에서 정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이번 성과를 중심으로 국제 랭킹을 끌어올리며, 도쿄올림픽 이후 이어지는 자신감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상대 아래에선 흔들림 없는 다짐과 묵직한 박수, 그리고 새로운 결심이 돋보였다. 월드컵이 남긴 이 기록과 울림은 펜싱이라는 스포츠가 품은 절실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