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주 후 반도체 관세 발표”…미국, 무역확장법 적용에 한국 수출·공급망 ‘비상’
국제

“2주 후 반도체 관세 발표”…미국, 무역확장법 적용에 한국 수출·공급망 ‘비상’

신유리 기자
입력

현지시각 27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미국(USA) 상무부가 2주 내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106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수출한 한국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실질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와 관련 부품, 제조장비에 국가안보 평가를 내세우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진행한 협상 발표 자리에서 “2주 후 반도체 관세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4월부터 반도체 기판과 웨이퍼, 범용 및 첨단 반도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반도체 제조장비 부품까지 전방위 국가안보 평가에 착수한 상태다.

美, 반도체 품목관세 2주 내 발표 예고…한국 대미 수출 106억 달러 '비상'
美, 반도체 품목관세 2주 내 발표 예고…한국 대미 수출 106억 달러 '비상'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안보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 등 수입 제한을 시행할 수 있다. 구체적인 품목과 관세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번 조치가 반도체와 부품, 장비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전자부품 산업 전반에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더불어 완제품을 수출하는 세트업체들과 제3국을 통한 간접 수출 기업까지 관세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전략 전환과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환원하겠다”며 미국 내 첨단 제조설비 투자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패키징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양사 모두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은 없다. 자동차 업계 역시 관세 정책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2분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6% 줄었다. 이미 4월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25% 관세를, 5월엔 부품에도 추가 관세를 적용한 결과다.

 

한편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율을 인하하며, 한국 등 주요 수출국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조치가 한, 캐나다, 멕시코 등에도 추가적 부담이 된다고 평가했다.

 

관세가 무역협상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 실제 고율 관세가 광범위하게 적용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과 대만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고, 미국 내 주요 IT기업들 역시 AI 데이터센터 등 최첨단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기에, 무리한 관세 인상이 오히려 미국 산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능력 확대와 중국의 군사적 활용 차단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한미 협력이 산업 생태계 내 주요 변수라고 분석한다. 다음 달로 예정된 구체 관세안 공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생산시설의 미국 이전 압력과 막대한 신규투자 필요성이 점쳐지고 있다. 관련 업계 및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반도체 공급망 질서와 한미 통상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미국#삼성전자#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