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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동해와 예술, 그리고 고요”…고성에서 여름을 만나는 새로운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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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동해와 예술, 그리고 고요”…고성에서 여름을 만나는 새로운 방식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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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면 고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의 일상 속에서, 동해의 푸른 바다와 예술이 어우러진 고성에서의 하루는 이제 ‘새로운 여름’의 상징이 됐다.

 

고성군 아야진해수욕장에는 맑은 바다와 고운 모래 위로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서는 여행객이 많다.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바다에 발을 담그고, 사진 동호인들은 해변 너머로 이어지는 자연 풍경을 프레임에 담는다. “휴식이 필요하다 싶을 때면 조용한 아야진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 방문객은 SNS에 인증 사진과 함께 이런 소감을 남겼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왕곡마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왕곡마을

고성의 또 다른 상징인 고성통일전망타워에 오르면 탁 트인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단순한 전망을 넘어 분단의 현실과 평화를 생각하게 하는 이곳에서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바다 빛과 숲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해, 뛰어난 뷰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이들도 많다.

 

숲길 너머 토성면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은 조용한 예술의 쉼표다. 도심 미술관과 달리, 이곳에서는 자연과 작품이 하나가 된다. 다양한 현대 조각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돼 예술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건축과 풍경, 그리고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 머물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라는 관람객의 표현처럼, 바우지움은 사색의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죽왕면 왕곡마을이 여행자의 시간을 붙든다. 전통 한옥이 오롯이 남아 있는 이 마을은 화려한 관광지와 달리 옛 풍경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붐비지 않는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소박한 일상의 멋과 잘 가꿔진 자연을 동시에 만난다.

 

고성 북쪽 교암리에는 천학정이 있다. 해안 절벽 위에서 바라본 바다는 절경 그 자체다. 혼자 혹은 소수의 동행과 조용히 풍경을 마주하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 장소는 복잡함에서 벗어나 사색에 잠기기에 더없이 좋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고성의 주요 명소와 해변 해시태그의 게시물이 최근 1년 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행 칼럼니스트 박소예는 “특별한 이벤트보다 일상의 고요, 바다와 자연이 주는 본질을 바라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성은 자연, 분단, 예술이 교차하는 ‘우리만의 고요’를 만날 수 있는 여행지”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도시의 열기 대신 바다 바람, 전시관의 조용함이 더 울림이 있다”거나 “혼자라도 충분히 위로받고 오는 곳”이라는 여행 후기가 이어진다. 여행은 어느새 먼 곳의 꿈이 아니라, 가까운 일상의 숨겨진 힐링이 된 셈이다.

 

작고 사소한 여행의 선택이지만, 고성의 여름은 우리 삶의 방향을 ‘조용히, 그리고 깊게’ 바꿔놓고 있다. 올여름, 동해와 예술, 그리고 고요함이 머무는 고성에서 마음을 쉬어 가는 일이 특별한 리셋이 될지 모른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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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아야진해수욕장#바우지움조각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