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넷플릭스가 K-게임 품다”…플랫폼 다변화 본격화
게임 산업의 주류 유통망 변화가 K-게임 생태계에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토스와 넷플릭스 등 비(非)전통적 플랫폼들이 게임 유통 채널로 등장하며, 국내 게임사들은 사용자층 확대와 수익원 다각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업계가 ‘플랫폼 다변화 경쟁’의 분기점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핀테크 기업 토스는 ‘앱인토스’ 서비스를 통해 지난 100일간 200종 미니앱을 유치했고, 이중 다수가 게임 관련 서비스다. 별도 설치 없이 3000만 가입자를 바로 공략할 수 있어, 기존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소 게임사의 진입이 활발하다. 예컨대 넵튠의 ‘고양이 스낵바’ 미니게임은 출시 2주 만에 신규 이용자 2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슈퍼조이의 ‘용사단 키우기’는 제휴 한 달 반만에 누적 80만명을 돌파해 기존 앱 마켓 대비 수년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 1인 개발사 서브레벨게임즈 등도 HTML5 기반의 실험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생태계 내 파트너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토스의 미니게임 서비스는 앱 설치나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이용자가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접근성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토스는 향후 'HTML5 게임 챌린지' 공모전 등 개발자 지원 확대와 신규 파트너사 유입으로 앱인토스 기반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 역시 전체 120종의 모바일 게임을 무제한 구독모델로 제공하며, 한국산 캐주얼 게임 ‘고양이와 스프’ 등 K-게임을 세계 시장에 퍼블리싱하고 있다. 네오위즈 자회사 하이디어가 개발한 이 게임은 누적 다운로드 2700만 건을 기록하며 꾸준한 글로벌 수요를 입증했다. 넷플릭스는 2023년 기준 게임 앱 누적 다운로드 8120만 건, 'GTA' 등의 인기작을 중심으로 글로벌 팬층을 넓혀가는 중이다. 올해는 TV 기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확장해 자사 구독자 3억명 규모의 플랫폼 파워를 게임 분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앱 마켓 위주의 유통 구조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분산되며, 국내외 게임사 모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각 플랫폼별로 인앱결제 정책, 수수료 구조, 서비스 지속성 등 리스크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과제도 공존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앱스토어 규율에 관한 법·제도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국내에서도 게임·콘텐츠 플랫폼 진출을 둘러싼 경쟁과 논의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K-게임 산업의 유통 채널 확대와 신시장 개척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산업계는 플랫폼 다변화 흐름 속에 각 플레이어의 전략과 제도적 변화가 실제 시장 안착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