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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경영 중심에 선다”…크래프톤, 1000억원 투자로 전사 혁신 선언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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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경영 체계가 게임 산업 혁신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공식 선언하며, 이른바 에이전틱 AI(Agentic AI) 중심의 업무체계 도입과 함께 약 1000억원 규모의 GPU 클러스터 구축 투자를 본격화한다. 대규모 인프라와 데이터 자동화, 조직문화 혁신이 동시에 추진되는 이번 전략은 콘텐츠 산업 전체의 경쟁 구도를 흔드는 분기점으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사내 소통 행사를 통해 ‘AI 퍼스트 기업으로의 전환: 일과 회사, 개인의 미래’라는 주제로 중장기 비전과 실행 로드맵을 공개했다. 김창한 대표는 “이제부터 크래프톤은 AI를 업무 프로세스 중심에 두고, 임직원들이 창의적 활동과 고차원의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AI를 문제 해결의 최우선 수단으로 삼아 전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조직의 도전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것이다.

구현의 중심에는 에이전틱 AI 도입과 이에 맞춘 GPU 클러스터 인프라가 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복잡한 과제를 단계별로 계획·추론·실행하는 차세대 인공지능으로, 크래프톤은 이 기술을 게임 개발, 인게임 AI 서비스, 업무 전반 자동화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 자율화와 자기주도적 의사결정이 가능해 조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플랫폼, 데이터 표준화,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 AI 운영 인프라가 내년 하반기 완비되면, 현장 구성원들이 다양한 AI 툴을 직접 활용하며 실질적 업무 혁신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어 크래프톤은 해마다 300억원 정도를 투입해 ‘AI 러닝 허브’ 등 사내 플랫폼을 통한 AI 학습·실습, AI 해커톤·라운드테이블 등 실무 중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 AI 투자 규모의 10배로, 전사적 AI 활용 역량을 뒷받침하는 과감한 정책이다.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는 이미 엔비디아 등 플랫폼 기업과 슈퍼셀, 텐센트 등 주요 스튜디오가 AI 마중물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에이전틱 AI를 전사적 인프라-문화-조직 관점에서 본격 도입하는 대규모 혁신 사례는 드물어, 크래프톤이 차세대 경쟁 구도를 선도할지 주목된다.

 

정책·제도 측면에서는 개인정보, 데이터 보관·활용, AI 평가 기준 등 규제 요인도 남아 있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AI 중심 HR 제도 개선, 업무 방식 혁신, 새로운 도전·성장 기회 보장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 또한, AI 연구개발 조직에는 개별적 인사·역량 체계를 마련해 전문성 강화를 꾀한다.

 

전문가들은 “AI 퍼스트 전략이 실제 현장과 경영 전반에 빠르게 안착할수록, 게임 산업 내 기술·조직 경쟁력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크래프톤의 ‘AI 중심’ 선언이 실제 시장에서 혁신 확산의 기폭제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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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ai퍼스트#김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