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전한길·윤석열 갈등에 전대 본질 실종”…국민의힘, 비전 없이 분열 심화
정치

“전한길·윤석열 갈등에 전대 본질 실종”…국민의힘, 비전 없이 분열 심화

전서연 기자
입력

당내 갈등이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2 전당대회가 비전과 쇄신 논의는 사라진 채, 전한길 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갈등이 선거를 집어삼키며 분열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현장에 당장 세대와 성향 대립, 당원과 후보 간 충돌까지 겹치며 정치적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주목을 끈 인물은 후보들이 아니었다. 자칭 전한길뉴스 기자로 참석한 전한길 씨가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에게 '배신자' 구호를 유도하는 등 현장을 혼란에 빠뜨렸고, 곧바로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졌다. 이 사건 이후 전당대회는 본질인 비전 경쟁이 실종된 채,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윤어게인’ 세력과 찬탄·반탄 양측 후보가 상호 비방전을 펼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후보들 역시 정견보다 전한길 씨와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 포용 여부를 두고 격돌했다.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윤어게인과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극단적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제정신인지 모르겠다", 조경태 후보는 "내란 정당 늪으로 가는가"라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전한길 씨가 인터넷 언론인과 당원 신분을 내세워 전대 일정 참석을 강행하자, 당 지도부는 연설회 직후 전씨의 전대 일정 출입을 금지하고 윤리위원회 징계에 들어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당 윤리위가 조속히 결론내리길 바란다”고 전했으나, 당내에선 “징계가 너무 늦고 미온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실제 전씨는 "정식항의 하겠다"며 출입금지 조치 수용 거부 의사를 나타냈으며 추가 전대 일정 참석도 예고했다.

 

이런 갈등은 전당대회 룰상의 특성, 즉 당원 표심이 80%를 차지하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린 반탄파의 행보에, 찬탄파는 중도 표심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대립이 격화되는 형국이다.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전씨 출입 금지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출당·제명까지 요구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한길 뉴스 등 보수 유튜버들은 11일 '자유우파 유튜브 연합 100분 토론회'도 예고했다. 여기에 김민수, 김재원, 김태우, 손범규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참여하는 반면, 신동욱, 최수진 현역 의원은 불참 의사를 나타냈다.

 

당내 비판적 시각도 뚜렷하다. 주요 당직자는 "이런 소모적 갈등이 지속된다면 신임 지도부 출범 후에도 국민적 반감만 극대화될 우려가 크다"며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지지율 반등 기회 상실과 더불어 전당대회가 분열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당내 갈등은 한층 고조됐으며, 지도부와 후보자, 지지층 사이의 긴장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본질을 되찾지 못한다면, 향후 국민적 지지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서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전한길#국민의힘#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