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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도 로봇 최소절개 수술…일산차병원, 2000례로 토탈케어 입증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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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이 수술 중심에서 전 주기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일산차병원이 로봇수술과 다학제 협진을 결합한 토탈케어 모델로 성과를 내고 있다. 단일 병원이 일정 기간 안에 집계하는 유방암 수술 건수는 의료 인프라와 치료 체계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일산차병원의 이번 2000례 달성을 경기 서북부 여성암 치료 거점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차 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은 10일 유방암 수술 2000례 달성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3월 1000례를 기록한 뒤 1년여 만에 2배를 넘어선 것으로, 유방암 진단부터 수술, 항암, 재건, 재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진료 체계를 고도화한 결과로 평가된다. 병원 측은 다학제 프로그램과 암케어 프로그램을 결합해 유방암 환자 맞춤형 치료 여정을 설계한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2000례 수술을 집도한 강성수 교수는 원스톱 패스트트랙 도입 효과를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은 진단 이후 필수 검사, 수술, 항암 치료, 유방 재건까지 전 과정을 한 달 안에 연속 진행하도록 설계된 진료 경로를 뜻한다. 강 교수는 패스트트랙으로 치료 대기 시간을 줄이면서 환자 불안을 경감하고, 초기 치료 예후도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암 진단 직후 수술 및 항암 일정 확정까지 소요되던 기간을 단축해 치료 효율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유방암센터의 진단 단계에서는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가 긴밀히 연계된다. 유방 전용 영상 검사, 정밀 초음파, 핵의학 영상 등 다각도의 검사를 신속히 배치해 병기와 병변 특성을 조기에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어 방사선종양학과와 혈액종양내과가 표준 방사선 및 항암 치료를 협의하고, 재활의학과는 수술 후 발생하기 쉬운 림프 부종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유방암 수술 전후에 빈번히 나타나는 우울감과 불안 증상을 전담해, 치료 과정 전반에서 다학제 협진이 작동하는 구조를 갖췄다.  

 

의료진 구성이 경쟁력으로 꼽히는 점도 주목된다. 세브란스 암병원 유방암센터장을 지낸 조영업 교수를 필두로, 유방암과 유방 양성질환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강성수 교수, 대형 병원 유방암센터장 출신 김세중 교수, 유방암 로봇수술 전문가 이정선 교수, 유방암 전문의 박소은 교수와 황은아 교수가 센터를 이끌고 있다. 센터 측은 고난도 수술부터 보존적 수술, 재건술까지 환자 상태와 선호도에 맞춘 맞춤형 수술 전략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술 기술 측면에서는 최소침습 로봇수술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산차병원은 다빈치 XI와 다빈치 SP 플랫폼을 활용해 로봇 유방수술을 시행 중이다. 기존 절개 수술에 비해 절개 범위를 줄여 출혈과 통증을 완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시에 유방 외형 보존과 흉터 최소화에 유리해 미용적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병원 측은 이러한 최소침습 수술 옵션이 비교적 젊은 연령대 유방암 환자와 직장인 환자층에서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해당 치료 시스템과 의료 역량은 대외 평가에서도 확인됐다. 일산차병원 유방암센터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유방암 치료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심평원 평가는 수술 건수, 수술 후 보조요법, 다학제 진료 여부, 재발 및 합병증 관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뤄진다. 일산차병원은 패스트트랙 기반의 통합 진료 체계와 다학제 협진 모델이 평가 지표 전반에서 강점을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업 유방암센터장은 일산차병원이 구축한 토탈케어 시스템을 향후에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단,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재건, 재활, 정신건강 관리까지 환자의 치료 여정을 전담하는 구조가 유방암 생존율과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리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센터가 환자와 보호자가 신뢰할 수 있는 여성암 특화 거점으로 자리 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재만 병원장은 2000례 달성이 의료진의 헌신과 환자 신뢰가 합쳐진 결과라며, 경기 서북부를 넘어 국내 대표 여성암 병원으로 도약해 선진 수술 기법과 다학제 기반 케어를 지속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유방암 조기 진단과 생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산업계와 의료계는 일산차병원의 토탈케어 모델이 지역 거점 암센터 경쟁 구도 속에서 어떤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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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차병원#유방암센터#로봇유방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