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암조직 3D 가상염색 개척”…바이오영상 혁신 → 병리학 패러다임 변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강남세브란스병원, 미국 메이오클리닉, 그리고 토모큐브 등과 손을 잡고 암 조직의 3차원 구조를 절개나 염색 없이 구현하는 혁신적 영상 기술을 선보였다. 첨단 광학과 인공지능을 융합한 이 연구는 병리학의 진단 기준을 2차원 단면에서 3차원 입체로 전환함으로써, 생의학 연구 및 임상 현장에 깊은 전환점을 예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HT)’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빛의 굴절률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해 조직의 미세 3차원 정보를 추출하고, 여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접목해 실제 염색 없이도 H&E(헤마톡실린·에오신) 가상 염색 이미지를 창출한다. 이로써 기존 병리조직 분석 방식에서 불가피한 물리적 손상을 없애고, 세포 간 입체적 배치와 미세 종양 환경을 정확하게 시각화하는 길이 열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실제 염색된 결과와의 영상 합치도 역시 임상적으로 치밀하게 검증됐다는 것이다. KAIST를 비롯한 공동연구팀은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 높은 신뢰성과 범용성을 입증했으며, 한국과 미국 병원 연구 현장에서도 실현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기술적 돌파는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 그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박용근 KAIST 교수는 “병리 진단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밝히며, 추후 미세한 암 경계와 변역 세포의 공간적 분포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밀도 높은 연구와 임상 활용이 촉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본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호에 게재돼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한편, 차세대 정밀 의료와 AI 바이오 이미징의 결합이 미래 진단과 치료 전략에 미칠 영향이 심대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