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컵 6연패 쾌거”…설영우, 즈베즈다 완승→시즌 더블 달성
잔뜩 고조된 현지 응원 속에서 한 방향만을 바라보던 선수들의 표정에는 결연함과 간절함이 교차했다. 세르비아컵 결승전에서 설영우와 즈베즈다 선수단은 오직 우승 트로피라는 목표 아래 다시 한번 유럽 축구 무대 역사의 한 장면을 써냈다. 3-0 완승의 기쁨과 함께 그들은 시즌 더블, 그리고 역대 최다 우승팀이라는 자부심까지 한 번에 얻었다.
2024-2025 세르비아컵 결승은 22일 자예차르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정규리그 우승의 여운을 품은 채 FK 보이보디나를 상대로 곧바로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22분 브루노 두아르테가 먼저 골망을 흔들며 결승행진의 출발을 알렸다. 리드를 잡은 즈베즈다는 공세의 강도를 늦추지 않았고, 상대 역시 실점 방지를 위해 수비조직을 강화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무르익으며 흐름이 요동쳤다. 공격의 끈을 놓지 않은 즈베즈다는 후반 추가 시간, 연달아 두 골을 추가하며 점수차를 3-0까지 벌렸다. 설영우는 오른쪽 풀백으로 90분을 소화하며 묵묵히 팀을 받쳤다. 화려한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안정된 수비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즈베즈다의 무실점 승리에 중심축이 됐다. 유럽 무대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설영우는 정규리그와 세르비아컵 모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경험을 얻었다.
경기 직후 즈베즈다 구단 관계자는 “이런 승리가 우리 팀의 전통과 자부심을 보여줬다”며 현장 분위기를 대변했다. 관중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구단 공식 SNS에는 “설영우의 빠르고 침착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는 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자예차르에는 결승전을 축하하는 붉은 물결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즈베즈다는 이번 세르비아컵 6연패로 어느덧 통산 8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창단 라이벌 파르티잔을 7회에서 뛰어넘어 세르비아컵 역대 최다 우승팀의 자리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과 세르비아컵 두 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쥐며 ‘도메스틱 더블’ 완성, 2023-2024시즌을 지배했다. 다음 시즌 즈베즈다는 챔피언 자격으로 또 한 번 유럽 대항전에 도전할 예정이다.
긴 호흡으로 마주한 뜨거운 응원, 그리고 그 안에서 묵묵히 제몫을 한 선수들의 땀방울은 오래도록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스포트라이트 밖에서도 빛나는 순간이 있다. 설영우가 새긴 작은 흔적과 즈베즈다의 6연패 이야기, 그 울림은 자예차르의 밤공기 사이로 천천히 번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