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르도 핵심부 관통…” 이란 환기구 정밀타격 강행→러시아 향한 외교 공세 고조
깊은 어둠이 내린 이란 중부의 대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구라트처럼 감춰진 포르도 핵시설은 어느새 들려온 강철의 굉음에 잠에서 깨어났다. 한 순간, 위성사진은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냈다. 미군의 신형 벙커버스터가 환기구에서 파열음을 일으킨 자리는 밤하늘에 6개의 구멍을 새겼다. 밀집된 분화구 모양의 흔적은 지하를 헤집은 강철의 의도와, 지상에 남은 파편의 잔향을 말한다.
이날 사용된 GBU-57 벙커버스터는 미 본토에서 출격한 B-2 스텔스 폭격기 7대 중 6대를 통해 12발이 투하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환기구 주변, 암반을 관통한 취약지점을 노린 정교한 타격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 환기구로 추정되던 구조물은 이미 사라졌지만, 지도로 읽어낸 구조적 약점 위에 미국의 전략은 어김없이 실렸다.
![미국이 공습한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들이 보인다. 총 6개의 구멍이 2개 지점에 3개씩 모여 있다. [막사르 테크놀로지 제공] / 연합뉴스](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23/1750634374127_520246011.webp)
포르도와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는 깊어진 구멍 두 곳도 관측된다. 이곳 땅 아래엔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원심분리기가 빠르게 돌아간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조셉 로저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핵위협방지구상 부회장 스콧 로에커 등이 내놓은 분석 역시 “환기구 부근이 치명적인 취약점”임을 반복해서 상기시켰다.
이스파한 핵시설에선 토마호크 미사일 폭격의 상처가 곧 불길하게 드러났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은 수십 발의 미사일이 쓰러뜨린 구조물을 언급했으며, 위성사진은 최소 18곳의 피해를 보여준다. 공습이 임박하던 며칠 전 이란 터널 입구엔 트럭 열여섯 대가 모였고, 흙더미가 새로 쌓였다. 방어의 조짐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공습이 있은 후,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튀르키예에서 “미국은 넘어선 안될 선을 넘었다”고 분노했다. 러시아로 향하는 아라그치의 행보 위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긴급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미 시리아 내전과 동맹의 이름으로 맞닿아온 이란과 러시아는 올해 초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왔지만, 군사 동맹까진 미치지 못한 채 중동의 불안정한 외교지도만이 남았다.
미국 내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도 핵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미군과 이스라엘은 신중히 시설 피해를 분석하고 있다. 피해의 실체와 국제 정세의 향방을 두고, 전 세계는 숨죽인 긴장감 속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분쟁의 파고를 지켜보고 있다.
포르도 그늘에 선 중동은 이제 또 다른 균열의 시간 앞에 놓였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공습에 상반된 해석과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이란의 밀착 행보가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세계는 조용하지만 깊은 불안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