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도로는 낮게 국민은 높게”…출근길 경호 혁신→윤석열 ‘가짜 출근’ 논란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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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아침 공기의 결을 따라 조심스레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던 순간,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첫 행보에 담겼다. 그는 대통령경호처에 직접 출퇴근길 교통 통제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라 주문했으며, 지시에 따라 황인권 신임 대통령경호처장은 경호 행렬과 차량 운용 방식 전면 개선의 포문을 열었다. “출근하느라 길이 너무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당부에는, 권력이 향하는 길목에 더욱 낮은 자세와 열린 마음이 담겨 있었다.

 

경호처 또한 이재명 정부의 ‘열린 경호, 낮은 경호’ 국정 기조에 맞춰 구체적인 실천에 착수했다. 모터케이드의 대형과 통제 구간을 최대한 줄이고, 일반 차량의 주행 통로를 확보하도록 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절대 안전’이라는 경계선 안에서도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대통령 경호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된 셈이다. 대선 기간 임시로 대통령을 맡았던 경찰경호대는 6월 4일 밤을 기해 해제됐고, 5일부터는 대통령경호처가 직접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6.05.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6.05. / 뉴시스

반면 국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실제 출근하지 않으면서 경찰의 협조로 ‘가짜 경호 차량’을 보내 위장 출근했다는 의혹이 공식적으로 제기돼 시선이 쏠렸다. 2024년 12월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달에 약 10번 지각했으며, 오전 9시에 출근하지 않고 가짜 출근 차량을 이용했다”는 제보와 보도를 거론하며 진상규명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대통령 출퇴근 경호 요청 실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운전석에 아무도 타지 않은 ‘위장 차량’이 오전 9시에 움직이고, 대통령 본인은 11시나 오후 1시에 다른 차량으로 출근하는 이원화된 움직임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음어를 써가며 가짜 차를 출발시키고 있다”며 “국민을 속이고 이를 경찰이 돕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차량에 누가 타 있는지는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지만, 윤 의원은 “내란 사태에서 경찰이 망을 보는 수준”이라며 신뢰 훼손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렇듯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가 교통통제 혁신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경찰경호대의 임무 전환으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가짜 출근 논쟁은 국회에서 공직자의 기본 복무와 국민 신뢰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다.

 

사안은 대통령의 이동 동선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공개되길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점증하는 흐름 속에 더욱 깊은 파장을 예고한다. 국회는 추가 진상조사와 제도적 개선 논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는 경호 혁신과 시민 불편 개선을 위한 각종 실천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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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대통령경호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