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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 원점 재검토”…안규백, 남북 평화 기류 조성 강조
정치

“9·19 군사합의 원점 재검토”…안규백, 남북 평화 기류 조성 강조

최영민 기자
입력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해법을 두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행보가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12·3 비상계엄 청산 요구가 다시금 정국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화 기류 조성에 방점을 둔 안 후보자의 구상이 국방개혁과 남북관계 새 판짜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안규백 후보자는 6월 27일 용산 육군회관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먼저 문화와 예술 교류가 있었고, 그 이후에 군사적 문제까지 해결하지 않았느냐”며 민간 교류를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안 후보자는 “9·19 군사합의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한반도) 상황과 여러 여건을 조합해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가장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 최적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답변은 과거 합의의 즉각적 복원보다는 남북 대화를 토대로 새로운 군사합의 도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자는 또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한다”며 “아이젠하워가 중국, 북한과 대화해서 휴전하지 않았느냐. 소련도 닉슨이 대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지 않았냐.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남북 간 소통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국방개혁 과제와 관련해 안 후보자는 “12·3 불법 계엄으로 인해 우리 군이 많이 상처 입고 자긍심이 많이 상실돼 있다”며 “이 무형의 가치인 정신력과 자신감을 살려주는 일이 어떤 무기체계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 간부 이탈, 군 충원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자긍심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을 살려줘야만 군의 사기가 오르고 신바람 나는 군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3 비상계엄 세력에 대한 단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뚜렷했다. 안 후보자는 5·16 군사쿠데타, 12·12 군사반란 등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역사 정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현대 문명사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척결 없이 소독약만 뿌리고 봉합해서 가면 곪아 터지는 부분이 생긴다.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는다고 생각한다.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잘한 사람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국방비 인상 등 현안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력 5위로 옛날 수준의 대한민국이 아니기 때문에,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임해야 한다’며 수동적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국익을 고려한 입장으로 나아가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안규백 후보자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지명된 군 장성 출신이 아닌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그는 “오늘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섰다”며 “2008년부터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국방위원장 등으로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국방, 진정한 국방, 국민 군대 재건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9·19 군사합의 복원 문제와 12·3 계엄 관련 단죄 등 안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여야 간 논쟁이 예상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안 후보자의 구상과 비전, 현실성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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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9·19군사합의#12·3비상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