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글로벌 생산확장”…CDMO 경쟁력 제고→시장 주도 전망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글로벌 생산능력 대폭 확장에 나서며, 바이오 업계 내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다질 움직임이다. 17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분할을 통해 CDMO 본연의 사업에 집중, 이해관계 충돌 해소와 혁신적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부(삼성에피스홀딩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월 1일부로 완전 분리하며, ‘순수 CDMO’로 거듭날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기존 자회사 구조에서 발생하던 이해상충 문제, 즉 바이오시밀러 물량 생산과 경쟁사 의뢰의 동시 수용 불가 상황이 주주 및 글로벌 고객사의 불신 요소였음을 인정했다. “자회사의 경영을 통제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이를 납득하지 못했다”라며 “직접 인적분할을 제안할 만큼, CDMO 사업의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바이오의약 생산 시장에서 순수 CDMO의 신뢰도는 발주 기업의 의사 결정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바이오의약 CDMO 시장 규모는 약 210억 달러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5공장 완공으로 총 78만4000ℓ의 생산캐파를 확보,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생산능력에 도달한 상태다.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다변화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3월에는 4층 규모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전용 생산 라인을 론칭했고, 2027년 1분기까지 ADC 완제의약품 생산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유전자치료제, 다중항체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 분야로 기술 전선을 확장하며,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서비스 론칭까지 가시화하고 있다.
생산 거점 역시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2바이오캠퍼스를 확장중이다. 2032년까지 5~8공장 가동 시 132만4000ℓ로 캐파 확대,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형 발주와 신약 대량생산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일본 시장에서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글로벌 Top 20 제약사 중 17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점도 경쟁우위로 꼽힌다.
사업 개편의 핵심 취지를 “파트너십 신뢰와 수주 경쟁력 강화, 고수익 구조 기반의 지속 성장”으로 제시한 존림 대표는, “세계 각국의 생산시설 증설과 미국 인건비·관세 변동 등 불확실성 속에서 냉정한 의사결정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미국 공장 설립 역시 비용·시기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약가 인하 압력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의 R&D 투자가 위축될 수 있음도 지적했다.
산업 전문가들은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Pure-play CDMO’ 모델로 신뢰를 확보하고, 첨단 기술·용량 기반의 시장판도 재편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가이던스상 매출 성장률 20~25% 유지, 연매출 5조원대 진입 가능성도 한층 높다.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과 국제 경쟁 구도 변화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력을 통한 시장 주도권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