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규, 깊은 어둠 침잠한 마지막 길”…트라이·아이쇼핑 유작→충격과 슬픔 뒤덮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에 진심이었던 송영규의 이야기는 잔잔한 충격과 깊은 아쉬움을 남긴다. ENA ‘아이쇼핑’과 SBS ‘트라이’ 등 다가올 드라마와, 지난 무대 위의 모습들은 그가 오롯이 걸어온 시간을 증명한다. 유난히 밝던 무대조명 아래에서도, 그늘진 현실 속에서도 송영규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지키고 있었다.
8월 4일, 송영규는 경기 용인시 자택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점점 쌓여온 논란과 상처,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이별은 동료 배우들, 팬덤 사이에 큰 슬픔을 드리웠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현장에 타살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빈소는 용인 다보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으로 정해졌다.

송영규는 지난 30여 년간 연극, 드라마, 영화, 그리고 최근 OTT 시리즈까지 폭넓게 활약했다. 데뷔 무대는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였으며, 이후 영화 ‘극한직업’ 최반장 역과 ‘스토브리그’ 운영팀장 오사훈을 비롯해 ‘수리남’, ‘카지노’ 등에서 진중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뒤엔 대학 특임교수로도 후학들에게 연기의 혼을 전했다.
최근 그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무대에 서 있었으나, 6월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언론에 뒤늦게 알려진 후 하차하게 됐다. 사건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만취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검거된 사실에 이어, 일부 측근들은 악의적 기사와 댓글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소속사도 없었다는 점은 외로운 싸움의 실체를 더욱 절감하게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남았고, 이미 촬영을 마친 ‘트라이’와 ‘아이쇼핑’은 그의 유작으로 시청자 곁에 남게 됐다. 제작진은 기존 분량의 편집 여부 또한 논의 중이다. 송영규의 마지막 길을 지켜본 연예계 동료들과 팬들은, 수많은 배역에서 쏟아냈던 진정성과 온기가 더는 볼 수 없다는 데 깊은 허전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유가족 진술을 토대로 필요시 부검 등 추가 조사를 예고하며, 정확한 사망 경위 파악에 힘쓰고 있다. 다수의 무대와 스크린을 통해 진정성을 쌓아온 송영규의 이름과 흔적은, 오랜 시간 이별의 슬픔 속에 남을 전망이다. ‘트라이’와 ‘아이쇼핑’에서 마지막으로 내보인 그 흔적들은, 앞으로 방송을 통해 담담히 시청자에게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