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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경기 끝맺음”…최혜용, 신인왕의 품격→지도자로 제2막 연다
스포츠

“은퇴 경기 끝맺음”…최혜용, 신인왕의 품격→지도자로 제2막 연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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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 아침 햇살이 감돌던 17일, 그린 위에는 아쉬움과 축하가 동시에 깃들었다. 최혜용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2언더파 141타를 기록하며 마지막 은퇴 경기를 치른 순간이었다. 그의 등 뒤로 동료와 관중의 응원이 끊이지 않았고, 서서히 선수 생활의 끝자락이 선명해졌다.

 

최혜용은 이날 은퇴식을 통해 17년간 이어온 선수 인생을 고요히 정리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로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떨쳤던 기억부터 2008년 KLPGA 신인왕에 올랐던 순간까지, 그는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과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정상 등정이 이정표가 됐던 반면, 이후 추가 정상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실함과 온화한 태도로 동료들의 신뢰와 응원을 꾸준히 받았다.

“은퇴 경기 끝맺음”…최혜용, 신인왕에서 코치로 제2의 출발 / 연합뉴스
“은퇴 경기 끝맺음”…최혜용, 신인왕에서 코치로 제2의 출발 / 연합뉴스

경기 직후 최혜용은 “은퇴 경기를 따로 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큰 영광이었다”며 “18홀을 다 돌고 나서 온몸의 고통이 밀려온 순간, 더는 선수로 설 수 없다고 느꼈다”고 조용히 소회를 밝혔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언더파 141타를 작성했으나, 컷 통과에는 단 한 타가 모자랐다. 담담한 결실의 순간, 선수로서 응집된 세월에 대한 자부심이 스며들었다.

 

이제 최혜용은 지도자의 길로 시선을 돌렸다. 메디힐 골프단 코치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그는, “주니어 선수들을 가르치는 일이 어릴 때부터 품었던 꿈”이라며 “선수 시절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특히 “후배 선수들이 마주하는 고민에 공감하고 조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기존의 경쟁을 뛰어넘어, 후학 양성이라는 무거운 책임 앞에서 또 한 번 성장의 각오를 다졌다.

 

최혜용은 “메디힐 1기 주니어 골퍼가 곧 프로에 입성해 KLPGA 투어에 나서는 것이 첫 목표다. 언젠가 제자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장면을 그려본다”며, 자신이 걸었던 도전의 길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전환한 최혜용의 새로운 출발은 많은 골프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조용한 작별 인사와 더불어, 주니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코치로서 제2의 품격을 빚어갈 그의 길에 따스한 기대가 모였다.  

이번 은퇴와 코치 데뷔를 함께 한 최혜용의 기록과 다짐은, 메디힐이 주최한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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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용#메디힐#은퇴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