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팬텀 10년의 신화”…레전드 무대 완성→국경 넘어 터진 감동

찬란한 무대 조명 아래 카이가 뮤지컬 ‘팬텀’의 깊은 슬픔과 황홀한 희망을 오롯이 품은 채, 관객들과 시간을 나눴다. 다섯 번째이자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에서 카이는 오페라극장 지하에 머무는 사내, 그 운명의 아이콘 ‘팬텀’으로 분해 매회단 무대를 살아 숨쉬게 했다. 시작은 항상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찼으나, 그의 한마디 고백과 노래가 남긴 미묘한 떨림은 어느새 객석마다 진한 여운을 흩뿌렸다.

2015년 국내 초연 이래 카이는 ‘팬텀’의 얼굴이 돼 왔다. 재연을 제외한 모든 시즌을 책임지며 역대 최다 출연이라는 타이틀을 자연스럽게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흔들림 없는 연기로, 마치 절정에서 숨이 멎는 듯한 집중도를 선사했다. 슬프도록 강렬한 팬텀의 사랑, 크리스틴 다에를 향한 애틋함까지 치밀하게 쌓아 올렸고, 동료 배우들과의 어우러짐도 빈틈이 없었다. 최종 피날레에서는 관객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화답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카이는 무대를 마치며 “초연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10번째 무대에 선 감격과 황홀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한 역할이 배우에게 손을 내민다는 건 기적”이라 고백했고, 또다시 팬텀으로 살아 숨쉰 10년과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에릭을 다시 만나 그 숨결 속에서 꿈을 이어가고 싶다는 각오와, 평생 이날의 감동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성악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카이는 ‘레미제라블’, ‘베토벤’, ‘벤허’, ‘프랑켄슈타인’ 등 수많은 대작 무대를 누비며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스타라는 명성을 쌓았다. 팬텀의 막이 내린 사이에도, 유럽 음악 페스티벌 ‘도나우인젤페스트’, 일본 호리프로 창립 65주년 콘서트 무대 등 국제 무대에 거듭 초청됐다. 최근에는 일본 시장에 첫 디지털 싱글 앨범 ‘愛こそ 残酷 ~ LOVE IS CRUEL ~’을 내놓으며, 자신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카이는 올여름 내내 ‘팬텀’ 팬들의 눈시울을 적시는 무대를 선보였다. 8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어진 그랜드 피날레 시즌을 통해, 한국을 넘어 일본, 유럽까지 자신만의 자취를 남기며 새로운 신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선 그의 행보에 뮤지컬 팬들은 또 어떤 감동의 서사를 들려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