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과 14분 통화”…안규백 국방부 장관, 특검 참고인 조사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외압 및 은폐 의혹이 다시 불붙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첩 당일 14분간 통화한 정황이 드러나며,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강도 높은 참고인 조사에 나섰다. 양측의 교신 배경을 두고 정치권 시선이 집중된다.
30일 이명현 특검팀은 오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새벽 6시 30분께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나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 장관과 임 전 사단장 간 통화 사실을 확인했으며, 통화 내용과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특검에 따르면, 안 장관은 2023년 8월 2일 채상병 사건 기록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되던 날 임 전 사단장과 14분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안규백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다. 정 특검보는 “민감한 시점에 통화가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8월 2일 상황이라면 임성근 사단장 사건과 관련한 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조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임성근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두 사람의 통화가 실제로 외압 또는 정보 교류의 통로였는지를 놓고 추가 의심이 제기된다. 한편, 안 장관과 임 전 사단장이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라는 점도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참고인 조사를 둘러싸고 여야의 관전 포인트도 뚜렷해진다. 야권은 ‘채상병 사건의 진실 규명’을 강조하며 특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특별한 부적절 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치적 과잉 수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 내용이 공개된다면 정국에 미칠 파장도 작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 진상규명과 관련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으며, 정치권과 특검의 수사 결과가 정국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으로 임성근 전 사단장 등 관련자 추가 조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