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판도 바꾼 자동차·반도체”…한국 자동차 9월 호조세→미국 관세 변수 촉각
한국 자동차 산업이 2025년 9월 수출시장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9월 전체 수출액은 659억5천만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가 166억1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월간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자동차 역시 16.8% 성장하며 역대 9월 중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로써 반도체와 자동차는 명실공히 한국 수출의 양대 주역임을 입증했다.
이러한 호조는 미국의 25% 품목관세 부과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룬 쾌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동차는 미국에서의 수출 감소를 유럽연합, 독립국가연합 등지로의 시장 다변화로 변화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통계적으로도 9월 일평균 수출액 27억5천만달러라는 수준은 업계의 견조한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 수출까지 고르게 상승해, 첨단화·다원화 전략이 수출 성장을 이끌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9월 최대 실적에는 추석 연휴 이동으로 인한 조업일 증가, 관세 부과 전 ‘밀어내기식 수출’ 등 단기 요인도 일부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산업계 안팎에서는 미국발 관세정책의 여파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음을 경계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9월 실적에 조업일 증가와 출하 시점 조정 등 비일상적 요인이 작용했다”면서, 10월 이후 관세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경우 수출 흐름이 꺾일 수 있음을 내다봤다. 실질적으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 역시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환경이 불확실해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출 시장 다변화의 기틀이 마련됐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한미 간 후속 협상 등 상수와 변수가 얽히면서 향후 전개 양상에 업계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