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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 운동이 번아웃 줄인다”…강북삼성병원, 심신 회복 공식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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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 운동이 번아웃 줄인다”…강북삼성병원, 심신 회복 공식 제시

한지성 기자
입력

만성 스트레스와 심리적 탈진, 즉 ‘번아웃’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신체활동과 번아웃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대규모로 검증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김은수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정서장애저널’에 직장인 7973명 대상의 빅데이터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2020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가벼운 활동, 중강도, 고강도)과 최근 7일간의 번아웃 증상을 자기기입식 설문으로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신체활동 강도를 ‘가벼운 활동(걷기)’, ‘중강도 운동(가벼운 자전거, 탁구)’, ‘고강도 운동(빠른 자전거, 에어로빅)’으로 구분해 번아웃의 핵심 증상인 정서적 탈진, 냉소 등과 연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참여자 중 15.8%에 해당하는 1262명이 번아웃 상태로 나타났으며, 신체활동 시간이 많을수록 번아웃 유병률은 확연히 낮았다. 특히 하루 25분 이상의 중강도 이상 운동과 30~60분 가벼운 활동을 병행할 경우, 번아웃 위험이 최대 62%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강도 운동만 25분 이상 꾸준히 해도 유의미한 위험 감소가 관찰됐다.

해외에서는 ‘운동이 스트레스 완화에 긍정적’이라는 정성적 보고가 있었으나, 이번처럼 신체활동의 강도와 지속시간별로 번아웃과의 인과관계를 밝혀낸 국내 대규모 연구는 처음이다. 기존에는 운동 유무만을 따지는 접근이 주로 이뤄졌으나, 실질적인 활동 양과 정신건강 영향의 구체적 연계 기준이 제시된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전상원 교수는 “신체활동의 강도와 시간이 번아웃 예방에 어느 정도까지 효과적인지 실제 직장인 집단에서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며 “시간을 내 몸을 움직이는 습관 자체가 마음건강 유지의 핵심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미국, 유럽에서 신체활동 권고안이 있지만, 한국 직장인 표본 분석 결과로 실제적 수치를 제시한 사례에는 주목도가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체활동 증진 외에도 업무 환경 개선, 정서 지원 프로그램 등이 병행돼야 산업계와 조직 내 번아웃 저감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실질적 정책 반영과 기업 차원의 복지 확대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직장 내 정신건강 혁신과 실질적 번아웃 방지 정책 마련이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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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번아웃#신체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