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희토류 수출통제 대응방안 찾자”…EU-중국, 무역갈등에 긴급 협의 돌입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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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현지시간 2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대응해 공식적인 양자 대화를 긴급 제안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의 추가 수출제한을 단행함에 따라, 국제 공급망과 유럽 산업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장을 완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아침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2시간 가까이 화상통화를 진행했다”며 중국 측에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실무 협의를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번 EU 측의 제안은 최근 산업계의 원자재 수급난, 기술 자립 움직임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EU로의 희토류 수출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질적 이행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공급업체·수요기업의 불만이 높아진 상태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EU 기업들이 제출한 2천여 건의 희토류 우선 신청서 가운데 절반 정도만 제대로 처리되고 있다”며, 양측 간 규제와 심사절차의 불투명성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이 공급망 다변화, 소재 독립에 속도를 내는 한편, 중국 역시 전략적 자원의 통제권을 바탕으로 외교적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국제적 흐름에서 비롯됐다. 무역마찰 장기화 우려 속에 셰프초비치 위원은 “무역 긴장을 고조시킬 의도가 없다. 상황이 양자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신속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은 “상호 신뢰와 대화로 해법 마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실무접촉 추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프랑스24 등 외신은 ‘EU의 대중 산업정책 전환점’, ‘유럽 공급망 전쟁의 분수령’ 등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희토류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긴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이번 실무협의가 향후 기술동맹과 공급망 안정화 논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 논의가 무역갈등 완화와 실질적 제도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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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중국#희토류수출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