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2.7% 급등·3,600선 첫 돌파”…외국인 매수·부동산 대책에 증시 사상 최고치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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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스피가 장중 3,6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미·중 갈등 완화 기대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 긍정적 분위기에 힘입어,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투자심리를 이끌었다. 증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3,0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 전반에 대규모 자금 유입이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 하락에도 한국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앞으로 외국인 수급이 이어질지 금융시장 변동성에 촉각이 모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95.47포인트(2.68%) 급등한 3,657.28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3,659.91로, 전날 급락을 하루 만에 만회하며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전체 시가총액은 3,000조 원을 처음으  로 넘어섰다. 특히 이날 상승세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629억 원, 코스닥에서 471억 원 등 총 2,1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덕에 강화됐다. 외국인 매수는 반도체·에너지·바이오 대형주에 집중됐고, 삼성전자·두산에너빌리티·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7,516억 원을 순매수하고 연기금이 822억 원을 매입하는 등 수급 기반을 다졌으나, 개인 투자자는 9,707억 원 순매도에 나서 조정 장세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코리아 밸류 플레이’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1,642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392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194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고, AI·로봇 분야인 로보티즈·휴림로봇도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반면 SK하이닉스(3,148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17억 원) 등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매 패턴상 매도 이후 재진입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근 조정세가 추세전환이라기보다는 단기 변동성 관리 차원의 선택”이라 해석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다만 카카오, 고려아연 등 일부 종목에서 차익 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7.78%), 제약(5.07%), 전기·가스(4.08%) 등 경기민감 업종 호조가 돋보였으나, 보험 업종은 0.78% 하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뉴욕증시 혼조세와 비교해 ‘역주행’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4%↑,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16%, 0.76% 하락했으나, 반대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는 외국인 순매수로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1%, 2.67% 올랐다.

 

시장 상승의 또 다른 배경에는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완화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있다. 최근 APEC 정상회의를 앞둔 미·중 정상의 외교적 신경전이 본격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에 시장 불확실성이 줄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시장 유동성이 증시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면서, 성장주 선호 심리도 부각됐다. 원화 강세도 자금유입 쪽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에서 9.7원 내린 1,421.3원에 마감됐다.

 

ETF 시장에서도 KODEX 200(2.78%), TIGER 200(2.82%), KODEX 반도체(4.07%), PLUS K방산(2.90%) 등이 강세를 보였다. 특정 종목뿐 아니라 반도체·방산 등 섹터 ETF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6.76포인트(1.98%) 오른 864.72에 마감했다. 기관 617억 원, 외국인 370억 원 순매수에 힘입어 레인보우로보틱스(3.41%), 파마리서치(2.81%) 등 중소형 로봇·바이오주가 선전했다.

 

결국 이날 시장은 미·중 갈등 완화, 정부 정책, 환율 안정, 외국인 매수라는 3박자가 맞물리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다. 외국인 수급이 이어진다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 동력도 유효하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글로벌 증시와 국내 정책 모멘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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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외국인순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