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록의 여름 이사 서정시”…삶의 포근함에 물든 음악가→새로운 항해를 꿈꾸다
햇살에 스며든 노란 나뭇잎 사이로 오랜 기억이 물결치고, 음악가 한경록의 서정적인 이사 일기가 독자들의 마음에 조용히 파고들었다. ‘한경록의 캡틴락 항해일지’에서 한경록은 낡은 집을 떠나 새 보금자리로 이사하며 느낀 미묘한 감정과 아름다운 순간을 한 편의 시처럼 그려냈다.
집을 품었던 평온한 정원, 밤하늘 아래 고흐의 그림 같은 풍경은 한경록의 글과 삽화에 온전히 녹아든다. 발코니에 설치한 노란 차양, 한 소녀가 은행나무를 노랗게 칠하던 환상 같은 장면은 이별의 씁쓸함과 시작의 설렘을 나란히 안겨줬다. 12년간 머문 서울 마포구의 집, 보호수처럼 자리했던 회화나무까지도 삶의 포근한 경계가 돼줬던 시간들이었다.

한경록은 “초록지붕의 빨간 머리 앤처럼, 나도 나만의 낭만적인 지붕이 필요했다”며 “오랜 집을 떠나며 분갈이하듯 새로운 토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은행나무가 집보다 훌쩍 자란 만큼 자신도 언젠가 커버렸음을, 그리고 새로운 계절 앞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특별한 순간임을 고백했다.
팬들의 응원 역시 깊다.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노래하는 듯 아름답다”, “낭만주의자의 이사 일기, 마음 깊이 전해진다” 등 수많은 메시지는 한경록의 성장과 변화에 힘을 보탰다. 그의 담담한 기록은 집과 이별이 곧 어른이 되는 일임을, 소박한 일상에서도 얼마나 큰 울림이 피어날 수 있는지 다시금 상기시켰다.
시간이 짙어갈수록 한경록의 감성도 한층 성숙해져, 이번 이사를 통해 새롭게 조율된 내면의 변주가 탄생했다. 독자와 팬 모두에게 이번 ‘캡틴락 항해일지’가 오래도록 남을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