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는 상품”…미국 CFTC 지정에 암호화폐 업계 논란 확산
현지시각 11일, 미국(USA)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리플(Ripple)의 XRP를 상품으로 공식 분류하며 이벤트 계약(Event Contracts) 거래를 허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체계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며, 투자자와 관련 업계에 직접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CFTC는 공식 문서에서 XRP를 ‘U-XRP’라는 명칭으로 등록하고 외부 데이터 제공업체 루카(Lukka Inc.) 기준 현물 가격을 활용, 단기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규제된 이벤트 계약 거래를 승인했다. 이 상품은 투자자들이 최대 손익 한도 내에서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지 업계에서는 기관 참여 확대와 제도권 파생상품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품 지정이 암호화폐 자산 분류·규제 방식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체인링크 지지층을 중심으로 발행형 자산과 네이티브 자산의 실질적 차별성에 의문이 제기됐고, Vet 등 XRP 레저 커뮤니티 인사들은 “발행형 자산과 네이티브 자산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며 CFTC의 기준이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비증권 분류가 증권 규제에 따른 법적 보호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제 암호화폐 시장 역시 변화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분쟁이 종료되며 XRP의 비증권 지위가 확인된 데 이어, CFTC가 상품으로서 별도 규제를 적용하자 업계 내 자산별 차별화 논의가 한층 복잡해진 모양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 당국의 자산 분류 기준 및 감독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상품화는 시장 유동성과 투명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내부 기준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얻는 것이 과제”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CFTC 조치가 암호화폐 시장 규제 재편에 어떤 신호를 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