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순직 소방관의 마지막 임무 복원”…소방청, 역사 기록 혁신 시도
인공지능(AI) 기반 기록 복원 기술이 국내 공공안전 분야의 역사적 순간을 새롭게 비추고 있다. 소방청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AI 기술을 활용해 대한민국 최초 순직 소방관인 김영만 소방관의 마지막 출동 장면을 영상으로 복원, 오는 15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AI가 데이터와 고증을 결합해 소방관의 실제 임무 수행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함에 따라, 기술-기록 융합이 국민 인식 개선과 역사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공공기록 복원 경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에 소방청이 발표한 복원 영상은 실제 기록물과 전문가 고증을 기반으로 김영만 소방관이 1945년 10월 27일 부산 군수품 보급 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순간부터, 임무 수행 도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순직하기까지의 과정을 1분 영상으로 구현했다. 인공지능은 희귀 사진, 문서, 관계자 육성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실제 현장의 분위기와 임무 과정의 구체적 묘사를 실감 있게 복원하는 데 쓰였다. 특히 기존의 연출 중심 복원물이 갖는 한계를 뛰어넘어,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결과를 활용했다는 점이 기술적 차별점으로 꼽힌다.

AI 복원 기술은 영상 합성, 음성 재구성, 장면 시뮬레이션 등 다층적 알고리즘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희미한 기록 사진과 미공개 구술 기록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제 화재진압 장면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영상 제작 과정에는 이미지 인페인팅(결손 이미지 복원), 음성 합성(Speech Synthesis), 인물 동작 생성 등 최신 AI 기술이 활용됐다. 소방청은 “이번 복원이 전통적 기록관리를 넘어 미래형 기록문화의 첫 발”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해당 영상은 광복 이후 대한민국 소방 공무원들이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역사를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소방청은 디지털 기록 복원 기술이 후세대 안전교육과 소방정신 계승, 사회적 기여도 제고에 실질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족도 복원 영상을 통해 “순직자의 헌신이 국민 모두에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 기반 역사 복원에 대한 국내 사례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박물관·공공기관을 비롯해 전쟁/재난 현장의 기록 복원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적용되는 추세다.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은 올해 태평양전쟁 귀환자 증언을 AI로 복원, 관람객의 몰입 체험을 확대한 전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록 영역에서 AI 융합 기술의 실제 활용도가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책적으로도 AI 생성물의 사실성 검증·저작권·윤리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자료 왜곡, 개인 정보 노출 등 부작용 가능성이 상존해, 투명한 데이터 관리와 윤리적 가이드라인 정비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AI 활용 공공기록물 인증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복원 기술이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역사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기록학회 한 연구자는 “기술의 진화가 국가적 희생의 기억을 더 폭넓게 알리는 기제로 작동할 전망”이라며,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과 공공 영역에 확산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