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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를 따라 걷다”…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서산 여행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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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를 따라 걷다”…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서산 여행의 시간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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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바다와 산, 그리고 천년의 미소를 품은 문화유산이 하나의 풍경처럼 일상으로 스며든다. 예전에는 ‘지나는 도시’라 여겨졌던 곳이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 머무는 여행의 목적지가 됐다.

 

SNS에서는 석양이 깃든 간월암 풍경 사진, 조용한 산사의 벚꽃길, 그리고 옛 성곽 해미읍성을 걷는 발걸음이 매주처럼 공유된다. “휴가를 멀리 떠나기 힘든 요즘, 서산처럼 가까우면서도 색다른 곳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대화가 무심코 오간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서산시는 매년 휴가철마다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낮은 산 팔봉산에서는 연령, 취향을 막론하고 가족 단위부터 혼행족까지 다양하게 마주친다. 부석면의 서산 버드랜드에는 천수만에 깃드는 철새를 보기 위해 어린이와 부모의 동행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로컬 감성 회귀’라 부른다. “근현대의 산물만 좇기보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자연에 매혹되는 흐름”이라고 트렌드 칼럼니스트 김지윤 씨는 정의했다. “서산마애삼존불상처럼 고요하게 미소 짓는 얼굴을 가까이서 보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 방문자는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드넓은 바다와 해산물을 즐기고, 산사에 앉아 있자니 마음이 확실히 편안해진다”는 감상, “해가 질 때 간월암까지 걷는 길이 가장 힐링이었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실제로 기자가 팔봉산에 올라보니, 해무에 잠긴 바다와 리아스식 해안이 한꺼번에 보이는 풍경에 절로 숨이 멎었다.

 

서산의 여행은 단지 사진 찍는 이벤트가 아니라, 잠깐 여유를 만나는 일상의 쉼표처럼 다가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벚꽃길,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백제의 미소’ 불상, 항구풍경과 민속 체험까지—이 모든 감각이 일상을 새롭게 환기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산은 더 이상 ‘지나는 곳’이 아니라, 지금 이 변화를 느끼는 모두의 여행지가 됐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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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해미읍성#서산마애삼존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