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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알사탕, 애니메이션의 마법”…동동이 목소리 울림→아카데미 영예 예고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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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알사탕, 애니메이션의 마법”…동동이 목소리 울림→아카데미 영예 예고한 감동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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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년 동동이의 조용한 눈빛과 작은 알사탕에 담긴 비밀이 마침내 스크린에 번졌다. 백희나가 써내려간 그림책 ‘알사탕’의 깊은 서정은 아이들의 엷은 외로움과 소박한 소통의 순간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며 새로운 울림을 전했다. 알사탕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동동이의 마음엔 가족과 이웃, 돌아가신 할머니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따스하게 번졌다.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 ‘달 샤베트’로 이미 국내외 수많은 가족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알사탕’ 역시 아이와 부모의 마음에 다가서며, 세계적 감각을 가진 스토리텔러로서 존재감을 새겼다. 아스트린드 린드그렌 추모상과 미국 보스턴글로브 혼북 어워드 등을 휩쓸던 백희나는 그림책의 감성이 손끝에 머문 정서를 바탕으로, 스크린에도 섬세한 리듬과 표정을 불어넣었다.

“마치 알사탕을 삼킨 듯”…백희나·알사탕, 목소리의 울림→아카데미 오르다
“마치 알사탕을 삼킨 듯”…백희나·알사탕, 목소리의 울림→아카데미 오르다

이번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토에이와 단델리온이 손을 잡고, 원작의 한국적 정취를 되살리는 연출에 집중했다. 동동이가 다니던 아파트의 복도와 서울 언덕길, 까치가 날던 하늘까지,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와 프로듀서 와시오 타카시는 백희나의 서사를 바탕으로 수차례 현장 답사를 거치며 디테일을 살렸다. 무엇보다 동동이 목소리가 살아난 순간, 백희나는 “마치 내가 알사탕을 삼킨 것처럼 떨렸다”며 애틋한 감정을 토로했다.

 

백희나는 애니메이션이 완성돼가는 동안 원작의 정체성이 흐려질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한국의 가족문화와 백희나만의 미묘한 감정을 세밀히 존중하며, 오히려 더 짙은 '알사탕'의 세계가 그려졌다. 러닝타임 21분의 이 단편은 단순한 아동 영화에 그치지 않고, 부모와 아이 모두의 기억에 오래 남을 감동을 전한다.

 

이렇게 탄생한 애니메이션 '알사탕'은 미국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또 한 번 한국 그림책의 위상을 드높였다. 백희나는 이번 영화가 아이들의 극장 입문작이자 세대공감의 다리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작품을 완성한 프로듀서와 감독 역시, 상이라는 외적 성과보다 진심이 묻어나는 온기와 소통을 더 큰 보람으로 여겼음을 밝혔다.  

동동이가 전하는 작은 용기, 마음을 포근히 감싸는 목소리와 알사탕의 마법은 오는 28일 전국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세대를 아우르는 이 감동의 이야기는 스크린을 넘어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을 전망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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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알사탕#동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