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어 꿈 실현”…PSG, 17년 만에 정상→이강인 우승 반열 합류
푸른 잔디 위, 파리 생제르맹은 마침내 17년 만에 유럽 정상을 밟았다. 우승이 간절했던 팬들과 선수의 마음은 서로를 끌어당겼고, 알리안츠 아레나의 공기를 감도는 긴장마저 승리의 함성으로 녹여냈다. 결승 무대를 향한 갈망은 두에의 발끝에서 폭발했고, 이강인은 벤치에서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다.
프랑스 리그1의 절대 강자 PSG가 현지시간 1일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밀란을 5-0으로 압도했다. 데지레 두에는 2골 1도움이라는 눈부신 활약으로 승리의 중심에 섰다. 전반 12분 하키미가 선제골을 터트린 뒤, 두에는 20분 만에 추가골로 견고했던 인터밀란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어 두에는 후반에도 멀티골을 신고했고, 크바라츠헬리아와 마율루까지 득점 대열에 합류하며 승부를 갈랐다. 5-0이라는 완승은 프랑스 축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남았다.

이강인은 결승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17년 만에 한국인 UCL 정상이라는 역사를 함께했다. 박지성 이후 두 번째이자, 벤치에서 땀을 보탠 ‘코리안리거’의 이름이 유럽 무대에서 다시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손흥민 역시 토트넘 소속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리며, 한국 축구가 동시에 두 개의 유럽 클럽대항전 우승 선수를 자랑하게 됐다.
PSG에게도 이날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네이마르, 메시, 음바페 등 스타군단 시절에도 닿지 못했던 빅이어의 꿈이 모든 빛나는 이름들이 떠난 뒤 이뤄졌으니, 감독 루이스 엔리케의 지도력과 조직력이 새삼 조명됐다. 프랑스 컵, 리그1, 슈퍼컵에 이어 UCL 쿼드러플을 달성한 PSG는 이제 명실상부한 유럽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결승이 끝난 후, 프랑스 중계 화면엔 서로를 얼싸안는 선수들과 눈물짓는 팬들의 얼굴이 잔상처럼 남았다. 축구가 주는 감동과 환희, 그리고 그 안에 깃든 고독까지. 파리 생제르맹의 하루는 이제 하나의 서사로 남게 됐다. 경기의 순간과 고민, 그리고 축하의 울림은 6월 1일 밤,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의 하늘 아래 고스란히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