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8분 침묵의 시작”…한국, 일본에 0-1 석패→3연패의 쓴 상흔
고요했던 경기장에 초반의 환호가 가라앉자, 팬들의 심정도 서서히 무거워졌다. 전반 8분 만에 광속으로 파고든 일본의 선제골이 한국축구대표팀의 어깨를 짓눌렀고, 남은 시간 다급히 추격전을 펼쳤으나 결실은 없었다. 정적과 탄성, 아쉬움이 교차하던 밤, 한국은 또다시 일본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최종 3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일본 대표팀에 0-1로 패하면서 사상 첫 3연패의 고배를 들었다. 이날 한국은 덩치와 속도를 살린 전술 실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견고한 전환 수비와 조직력 앞에서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전반 8분 실점 이후에도 한국은 후반 들어 점유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마지막까지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포백과 스리백을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변화무쌍한 포진, 치밀한 압박은 한국의 공격 루트마저 점차 차단했다. 경기 내내 기본기, 패스 완성도, 활동량의 세부적 차이가 적나라하게 노출됐다는 점에서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짙어졌다.
공격진의 교체 카드는 오세훈, 이호재 투톱 등 높이를 앞세운 옵션이었으나,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술과 전술 전반에서 일본에 밀렸던 이날의 패배는 한국축구대표팀이 기초부터 깊은 재정비가 필요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기 종료 후 홍명보 감독 역시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일관성 있게 전술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전체적으로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는 진솔한 소회를 내비쳤다.
텅 빈 좌석 너머로, 경기장을 나서는 팬들의 발걸음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고요히 숙여진 어깨엔 무거운 과제가 남았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앞으로 체계적 전술 훈련과 기본기 강화에 방점을 두며 다음 일정을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