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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산, 역사가 어우러진 풍경”…충북 대표 명소에서 찾은 여름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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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산, 역사가 어우러진 풍경”…충북 대표 명소에서 찾은 여름의 여유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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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깊어가는 7월, 비가 내리는 풍경 속에서 자연과 역사가 만나는 충청북도가 여행자들의 새로운 쉼터로 떠오르고 있다. 예전엔 강과 바다가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호수와 산, 그리고 조용한 옛길’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그만큼 여행의 기준이 풍경과 힐링, 그리고 나만의 순간에 가까워진 듯하다.

 

요즘 SNS에는 청남대 대통령길 산책,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남한강을 내려다보는 인증 사진, 괴산 산막이옛길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는 짧은 영상이 꾸준히 올라온다. “비 오는 날 작은 우산 아래 가족들과 호수를 걷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느긋해진다”는 체험담, “의림지 야경 속에선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감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충청북도 CI
출처=충청북도 CI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 주요 호수와 수변 산책로 관광객이 전년 대비 18% 이상 늘었고, 단양 등지의 액티비티 체험 예약도 빠르게 증가했다. 7월 셋째 주 충청북도는 최고 29도, 최저 20도로 선선하면서 연일 비 예보가 이어지지만, 오히려 빗속 산책과 유람선 체험을 즐기는 여행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리셋과 연결이 공존하는 여행’이라 부른다. 문화관광 해설사 신미정 씨는 “청남대, 의림지, 속리산 모두 자연이 주는 평안과 더불어 우리 삶에 뿌리 내린 역사와 만난다. 바람 소리, 호수 냄새, 흙길의 촉감까지 오감이 열리는 곳에서야 비로소 일상의 긴장도 풀린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 손 잡고 청풍호 케이블카를 탔는데, 온 가족이 다 같이 웃었다”, “단양 도담삼봉은 처음인데, 사진보다 실제가 훨씬 멋지다” 등 가족 여행객들의 만족, “비 오는 산막이옛길에서 혼자 걸으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혼행족의 고백도 많다. 이제 비 오는 주말이면 “오늘은 충북에 가볼까?” 하는 말이 익숙하게 오간다.

 

이 계절, 충청북도는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느린 걸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휴식처가 돼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그 안에서 삶의 방향이 다시 차분해지는 경험이다. 청풍호에서의 드라이브, 산막이옛길에서의 산책, 그리고 의림지의 야경처럼, 자연과 기록, 그리고 새로운 나만의 하루가 충북의 풍경 속에 포근히 머문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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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청남대#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