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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운명 걸린 출국”…여자배구대표팀, 브라질행 결의→생존 경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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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운명 걸린 출국”…여자배구대표팀, 브라질행 결의→생존 경쟁 불붙는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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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가득 메운 침묵, 그리고 결의로 물든 시선.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한편의 서사를 시작하듯 묵묵히 출국장을 걷고 있었다. 후배들을 위한 책임감, 올해가 마지막 무대일지 모르는 절실함은 고스란히 표정에 스며들었다. 이제 대표팀은 잔류라는 이름의 바람을 가슴에 품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 1주 차 경기를 위해 28일 새벽 원정길에 올랐다. 예년과 달리 대대적인 세대 교체 이후 첫 번째 국제무대이기에, 팀의 운명은 더욱 가볍지 않았다. 대표팀은 지난 9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된 뒤 약 3주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조직력을 다졌다.

“VNL 잔류 총력전”…여자배구대표팀, 브라질 출국→강등 회피 도전 / 연합뉴스
“VNL 잔류 총력전”…여자배구대표팀, 브라질 출국→강등 회피 도전 / 연합뉴스

대표팀의 첫 관문은 6월 5일 독일이다. 이후 이탈리아, 체코, 미국까지 1주 차 네 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브라질, 네덜란드 등 강호와는 예선에서 만나지 않지만, FIVB 랭킹 35위라는 부담을 견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개국 가운데 하위에 머물 경우 VNL에서 강등되며, 잔류를 위해선 최소 2승 이상이 절실하다.

 

감독 세자르 곤살레스 모랄레스는 “VNL 잔류가 유일한 목표”라며, “두 번의 승리를 넘어 더 많은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소휘는 “후배들이 내년에도 VNL 무대에 서게 하고 싶다”며, 팀의 중심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조용히 다짐했다.

 

이다현 역시 승부에 자기 인생을 걸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집중하겠다”는 말에는 그간의 노력과 이번 대회에 거는 간절함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대표팀은 12전 전패의 아픔 속에서도 지난해 두 승을 획득하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바 있다.

 

신예와 베테랑이 뒤섞인 이번 대표팀은 예선 후 상위 8개 팀이 토너먼트로 진출한다는 대회 변칙 속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생존을 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팬들은 해마다 반복돼온 아쉬움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기다리고 있다.

 

6월 5일 시작되는 독일과의 첫 대결을 앞두고, 다가올 경기마다 대표팀이 어떤 표정과 기록을 남길지 귀추가 쏠린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그리고 누구보다 간절했던 손끝. 팬들은 이 치열한 여정의 한복판에서 또 한 번 조용한 응원을 보낸다. 이 모든 순간은 곧 VNL 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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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대표팀#강소휘#이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