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우, 할머니와 지옥 같은 나날”…눈물 고백→오은영·고소영 먹먹함 휘감다
고정우가 스튜디오 문을 열었다. 담담한 눈빛 이면에는 버텨온 세월의 무게가 서려 있었다. 차분한 인사로 시작된 분위기는 이내 고정우의 깊은 고백 앞에서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트로트 무대 뒤편, 어린 시절부터 감내해야 했던 상처와 할머니를 향한 애틋함이 차곡이 쌓여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울렸다.
‘오은영 스테이’에 출연한 고정우는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던 고단한 기억들을 숨김없이 풀어냈다. 두 살 무렵 부모의 이혼과 동시에 유일한 가족이 돼 준 할머니 품에 안겼다. 할머니를 ‘친구이자 엄마, 아내, 세상의 전부’라 고백한 그는, 친척의 실수로 집을 잃고 폐가 한켠에서 쇠파이프에 의지해 살아야 했던 흔적까지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나눴다. 어린 나이에도 관절염을 앓고, 일찍부터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고정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하반신이 마비된 할머니를 돌보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무거운 현실은 고정우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로 남았다. 오랜 우울증에 시달려왔던 그는, “도대체 내가 무슨 죄가 많아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무력감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던 날도 솔직히 밝혔다. 열 살 무렵 탁 트인 바다로 몸을 던지려 했던 기억, 여전히 10년 넘게 복용 중인 우울증 약, 밤을 덮치는 두려움까지 모두 드러냈다. 할머니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임종 전 대화는 안타까움이 돼서 현장을 적시고, 오은영과 고소영까지 눈물을 삼켰다.
고정우가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떠올린 집밥 한 상을 두고, 고소영은 망설임 없이 주방에 들어섰다. 정성스러운 손길로 완성된 음식은 어떤 조언보다 큰 위로였다. 침묵하던 현장은 이내 온기로 가득 찼고, 할머니의 빈자리를 향한 고정우의 그리움이 또 한 번 모두의 코끝을 붉혔다.
이날 한해의 깜짝 방문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시켰다. 화개장터에서 준비한 따스한 간식보따리와 익숙한 미소가 번지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쉼표가 더해졌다. 이어 ‘오은영 스테이’ 속 진심 가득 담긴 위로의 의미가 한층 깊이 전해졌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고정우의 독백에 수많은 시청자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삶의 끝자락에서 용기를 낸 그가 ‘오은영 스테이’에서 어떤 새 희망을 발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오은영 스테이’ 6회는 매주 월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