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재정비로 탈바꿈”…키움, 롯데전 승리→탈꼴찌 희망 키운다
부산 사직구장에 내린 밤공기는 잠시 싸늘했지만, 경기를 마친 키움 히어로즈 더그아웃은 오랜만에 온기가 돌았다.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한 주승우가 결정적인 위기마다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팀은 기다렸던 웃음을 되찾았다. 최근 4경기 3승 1패라는 기록은 피로했던 시간에 작은 빛으로 번져갔다.
2025시즌 KBO리그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9-6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무게는 이번 한 판을 넘어 4경기 3승 1패라는 전적까지 이어졌고, 시즌 내내 힘에 부쳤던 팬들의 마음에도 희망이 스며들었다.

키움은 시즌 17승 45패 1무(승률 0.274)로 여전히 최하위 자리이지만, 9위 두산 베어스(23승 32패 3무, 승률 0.404)와의 격차마저 조금씩 줄이고 있다.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 것은 아니나, 침체에 머물렀던 기색에는 분명 변화가 시작됐다.
마운드의 재정비는 주승우의 보직 이동에서 두드러졌다. 올 시즌 19경기 2승 1패 8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그는 마무리 자리에서 계투 자원으로 이동해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3⅓이닝 무실점, 3홀드를 챙겼다. 안정적인 이닝 소화가 키움 불펜의 새 활로를 열었다.
한편, 새 마무리 원종현은 3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2021년 5월 이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영입된 후 부상에 흔들렸던 그의 멘탈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주승우는 “항상 팀을 위해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새로운 역할을 맡은 만큼 공격적으로 투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고, 원종현 또한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 어떤 자리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선발진의 안정감도 키움의 최근 행보에 힘을 보탰다. 케니 로젠버그, 라울 알칸타라, 하영민으로 구성된 1~3선발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며, 2년 차 김윤하 역시 경기력을 점차 끌어올렸다. 여기에 신인 정현우의 복귀가 가까워지면서 선발 운용의 폭도 넓어졌다.
또한 부상으로 이탈한 루벤 카디네스를 보완할 스톤 개렛까지 영입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쥐었다. 메이저리그 118경기에서 타율 0.276, 14홈런, OPS 0.833을 기록한 개렛이 전성기 시절 일부만 보여도 타선은 분명 힘을 얻게 된다.
키움은 일주일 중반 홈 2연전에서도 이 상승세를 이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남은 시즌에서 연승 흐름을 탈 경우, 최하위 탈출은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새로운 판도의 물꼬가 트일 예정이다.
하루가 마감되는 무렵, 밤하늘 아래 야구장은 늘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지친 어깨 위에 쏟아지는 조용한 환호, 그 흐름 속에서 오늘을 이겨낸 선수들의 표정엔 묵직한 응원이 머문다. 키움히어로즈의 경기는 매일 밤, 그 붉은 흙과 푸른 잔디 위에서 또 다른 서사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