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남부 20일 장마 시작”…정체전선 빠른 북상→극한호우 가능성 짙어져
6월 20일,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서히 세력을 넓히면서 중국 남부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국에 유입되고, 이 과정에서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관통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예년 6월 25일 장마 시작과 비교하면 닷새 앞당겨지는 가운데, 평년보다 빠른 장마철의 문이 예상치 못한 비의 강도를 암시한다.
정체전선은 19일 늦은 오후부터 중부, 전북 지역에 첫 비를 예고한다. 밤사이 온난전선이 비구름을 동반해 접근하면서, 20일과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특성 탓에 지역별로 강수량 편차가 클 전망이다. 같은 도시 내에서도 한쪽은 물폭탄, 반대편은 약한 이슬비에 머무는 국지적 경향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장마는 중규모 저기압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변수다. 중규모 저기압은 갑작스럽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상 예측이 쉽지 않다. 수평 10~1,000킬로미터, 수직 10킬로미터 내외에 이르는 저기압은 보통 10시간 남짓 생명을 유지하며, 이 시기 강수 집중도와 위험성을 높인다. 실제로 지난해 장마철에는 이러한 저기압 영향으로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극단적 호우가 16차례 관측됐다.
기상청은 강한 하층제트가 작동하며 대기 내 수증기 공급이 늘고,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집중호우와 천둥·번개가 동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지역엔 호우경보 기준을 뛰어넘는 강수 예보도 이어진다. 호우경보는 3시간에 90밀리미터, 또는 12시간에 180밀리미터 이상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22일부터 24일까지는 정체전선이 제주도, 남해안 일대로 내려가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25일 무렵 다시 한 번 정체전선이 북상해 또 한 차례 전선을 따라 강수가 집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중규모 저기압의 돌발적 발생과 위치 변동이 큼에 따라 예보의 정확도는 한계에 부딪힌다.
빠르게 다가오는 장마의 흐름 속에서 시민들은 집중호우, 침수 위험, 교통 혼잡에 대비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농작물과 차량, 각종 시설물 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기상 변화에 맞춘 대응 체계를 철저히 갖추는 일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