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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 쌍둥이 손약속이 부른 눈물…박보영·박진영, 뒤바뀐 인생의 시린 첫 파장→서로를 향한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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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 쌍둥이 손약속이 부른 눈물…박보영·박진영, 뒤바뀐 인생의 시린 첫 파장→서로를 향한 갈증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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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햇살과 교차하는 얼굴, 두 사람의 마음이 엷은 미소 너머로 엇갈렸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1회에서 박보영은 유미지와 유미래, 서로 다른 상처와 희망을 품은 쌍둥이 자매의 삶으로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겼다. 밝게 시작한 화면은 곧 짙은 슬픔으로 무너져 내렸고, “내가 너로 살게, 넌 나로 살아”라는 고백이 유독 길게 작은 진동을 남겼다. 새끼손가락을 건네는 약속, 그 짧은 동작이 시청자까지 울렸다.

 

부상 후 시골에서 살아가는 동생 유미지와, 서울의 찬 바람 속 공기업에 다니는 언니 유미래. 존재만으로 서로의 그림자가 된 두 사람은 가족과 마을, 사회의 조용한 시선에 짓눌린 채 달라진 하루를 버텼다. 유미래는 직장에서 지켜야 할 인간성마저 외롭게 밀쳐지는 순간, 깊은 위기에 놓였다. 동생 유미지는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섰고, 마침내 벼랑 끝에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손길을 내밀었다. 순간 두 자매는 창문 너머로 동시에 추락하며 삶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새끼손가락 비밀 약속”…박보영·박진영, ‘미지의 서울’ 쌍둥이 인생 체인지→눈물의 시작 / tvN
“새끼손가락 비밀 약속”…박보영·박진영, ‘미지의 서울’ 쌍둥이 인생 체인지→눈물의 시작 / tvN

박보영은 쌍둥이의 간극을 섬세하게 채워나갔다. 발랄하고 퉁명스런 동생 유미지의 결을 살리면서도, 견고한 절제와 시린 눈물로 얼룩진 유미래를 표현해냈다. 언니의 “오늘도 다쳐서라도 출근 안 할 거야”라는 대사는 동생의 두려움과 안쓰러움을 더욱 진하게 자극했다. 절박한 순간, 미안함을 조용히 토해내던 자매의 눈물은 스크린 너머로 그대로 전해졌다. 얼굴은 닮았지만 서로 다른 마음, 체인지의 출발은 침묵 속 새끼손가락 약속으로 잉태됐다.

 

이야기를 더욱 촘촘히 엮은 인물은 박진영이 연기한 이호수였다. 그가 건넨 “꼬이고 꼬여도 가장 가까운 사이잖아”라는 말은 얼어붙은 자매의 사이에 온기를 더했고, 고장난 감정의 물꼬를 열었다. 현실적인 모정과 이웃의 따스함, 김옥희, 염분홍 등 주변 인물들의 존재 역시 생활의 밀도를 높였다.

 

이강 작가 특유의 따스한 시선, 박신우 감독의 감각적 구성과 서울과 시골 두손리의 대비된 풍광은 각자 다른 아픔과 속삭임을 입힌 듯 시청자를 위로했다. 무엇보다 1인 2역을 소화한 박보영의 연기는 한 인간의 구부러진 희망과 절망을 오롯이 담아냈으며, 분노와 위로, 오해와 화해의 교차가 드라마를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첫방송은 수도권 평균 4.2퍼센트, 최고 5.5퍼센트, 전국 평균 3.6퍼센트, 최고 5퍼센트로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며 2049 타깃 시청률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화면엔 손가락을 맞잡은 쌍둥이 자매의 눈물이 오래 남았다. 인생을 바꿔 살아가기로 한 두 자매의 엇갈린 체인지는 이제 막 시작됐다. 서로를 탓하면서도 결국은 서로를 온기처럼 품으려는 박보영과 박진영의 연기가 앞으로 더 깊은 소용돌이로 이어질 전망이다. 얼굴은 같지만 마음은 점점 더 닮아가고 싶은 자매의 생을 바꿔 사는 여정은, 25일 밤 9시 20분 ‘미지의 서울’ 2회에서 다시 시청자들을 만난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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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미지의서울#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