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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로 암 치료 혁신”…알테오젠, MSD 기술료 수령 확정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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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 전환 기술이 항암제 시장의 치료 방식을 뒤흔들고 있다. 알테오젠이 미국 MSD에 기술 수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가 적용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원천 기술이 글로벌 신약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번 승인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약 2500만 달러(한화 약 350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할 예정으로, 업계는 본 건을 바이오 시장의 ‘혁신 치료제 형식 경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알테오젠이 개발한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ALT-B4) 기술은,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신속하게 변환하는 원천 플랫폼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기존 정맥주사 방식과 달리, 3주에 1회 1분 또는 6주에 1회 2분 주사만으로 약물 투여가 가능해졌다. 이는 정맥주사 투여에 필요한 복잡한 준비과정, 장시간 대기 등을 대폭 줄이면서, 환자·의료진 모두의 접근성과 치료 효율성을 크게 높인 결과다. 알테오젠 기술 도입으로 인퓨전 센터를 방문해야 했던 환자들이 가까운 의원급 병원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미국 및 글로벌 의료현장 전반의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의 파급력도 상당하다. MSD의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41조원(295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면역항암제다. 금번 피하주사 제형인 큐렉스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38개 암종 치료에 허가받아, 약물 활용 범위 확장이 예상된다. 특히 의료 시스템 변화에 따라 간편한 투여 방식은 환자 중심 맞춤 치료, 의료비 절감, 신흥 시장 진입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는 이미 SC 제형 전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맥 대비 피하주사의 임상 이점과 환자 편의성이 부각되며, 관련 플랫폼 기술 선점이 기술수출과 상업화의 주요 분기점이 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다수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달성하며 경쟁사 대비 기술 독자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활용 기술은 현재 유럽·미국에서 의약품 승인과 규제 대응이 병행되고 있다. 미국 FDA의 제품 허가 절차뿐 아니라, 데이터 신뢰성·안정성 관련 실사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식약처, 유럽 EMA 등에서도 정맥-피하제형 전환 관련 제품 심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하주사 플랫폼 확산이 항암제 시장 혁신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 환경의 근본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기술 상용화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지적 재산권 관리, 복합 규제 대응이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알테오젠의 기술 상업화 성공이 국내 바이오 기업의 새로운 성장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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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msd#키트루다큐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