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득표 신기록”…김서현, 올스타 팬 투표 1위→한화 첫 영예
짙은 응원의 물결이 붉은 물감을 뿌린 듯 야구장을 메웠다. 모든 이목이 집중된 그라운드 위, 젊은 투수 김서현의 이름은 마침내 코끝까지 파고드는 열정의 상징이 됐다. 낯설면서도 뜨거운 감동, 한화 이글스의 자부심이 팬들과 소리 없이 맞닿은 순간이었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베스트12가 6월 23일 공식 발표됐다. 팬투표와 선수단투표를 합산한 결과, 김서현은 무려 178만6천837표라는 압도적인 지지와 220표의 선수평가까지 더해 54.19점으로 전체 1위 자리에 올랐다. KIA 정해영을 큰 점수 차로 따돌렸고, 2022년 양현종의 수치를 넘어 올스타 팬 투표 사상 역대 최다 득표라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올 시즌 김서현은 37경기 등판에 1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51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세이브 부문 4위에 올라 있고,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창단 이래 한화 소속 선수가 올스타 팬 투표 전체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어서, 구단 역사에 새로운 장면이 씌여졌다.
한화에선 김서현에 이어 박상원, 코디 폰세, 에스테반 플로리얼까지 4명이 주전 올스타로 선정됐다. 다만 부상 악재로 인해 플로리얼의 출전 여부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드림 올스타에선 롯데 자이언츠가 6명을 베스트12에 올리며 팀 저력을 뽐냈으며, 삼성 라이온즈 역시 5명이 이름을 올리는 등 팀별 자존심 경쟁마저 치열하게 펼쳐졌다.
개인 기록 서사 또한 무게를 더했다. 삼성 원태인은 3번째 베스트12 선정이며, 2년 연속 선발로 팬과 선수 모두의 인정을 한 몸에 받았다. 고졸 신인 배찬승은 선수단 투표에서 롯데 정철원을 역전하며 역대 3번째 고졸 신인 투수 주전 올스타라는 이색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강민호는 15번째 올스타 진출로, 김현수, 양준혁과 최다 올스타 선정 공동 1위에 올라섰다. 구자욱은 2021년부터 5년 연속이자 통산 9번째 명단 등재로 꾸준함을 과시했다.
KIA와 LG는 각각 3명이 주전 명단에 올랐으며, KIA 최형우는 선수단 투표에서의 역전극으로 최고령 올스타전 MVP 재도전에 나선다. 반면 kt wiz, 두산, 키움은 각 부문 1위 주전 선수를 내지 못하며 후발 주자의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 올스타 팬 투표에는 역대 최고치인 352만9천258표가 쏟아졌고, KBO는 팬투표 70%와 선수단 투표 30%를 합산해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았다. 드림 올스타는 삼성 박진만 감독, 나눔 올스타는 KIA 이범호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았고, 추가 추천선수 26명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긴 겨울을 견디며 하나의 꿈을 키워 온 선수들이 별들의 무대에 서는 시간, 야구에 담긴 기다림과 땀방울의 가치가 더욱 깊어진다. 올스타전에서는 선수와 팬 모두가 다시 한번 야구의 순수한 즐거움을 마주하게 된다. 2025 KBO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선정된 이들의 이야기는 다가오는 여름 밤, 야구팬의 가슴에 잊지 못할 울림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