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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누군가는 번호를 고른다”…로또 20여 년, 일상 속 희망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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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누군가는 번호를 고른다”…로또 20여 년, 일상 속 희망의 숫자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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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 한 번쯤 로또를 사 본 사람이 늘었다. 평일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복권방 앞에서 금요일 저녁이면 긴 줄이 이어진다. 예전엔 ‘한 방’을 꿈꾸는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평범한 일상 속 작은 설렘의 순간이 됐다.

 

로또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졌다. 누군가는 생일, 결혼기념일, 아이의 시험날 등 자신의 추억이 담긴 숫자를 선택한다. 또 다른 이는 매주 바뀌는 ‘최다 추첨 번호’ 통계를 참고해 번호를 조합한다. 2025년 8월 2일 제1183회 로또 추첨에서 당첨번호는 4, 15, 17, 23, 27, 36, 그리고 보너스 번호는 31이었다. 로또 판매금액과 당첨금도 놀랍다. 지금까지의 총 판매금액은 82조 6,950억 원, 1등 누적 당첨자는 9,735명. 1등 평균 당첨금은 20억 원을 넘는다.

제1183회 로또당첨번호
제1183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183회차까지 가장 많이 추첨된 번호는 34, 12, 27, 13, 33, 17 등이다. 자신의 인생 번호와 통계 사이에서 다들 잠시 고민에 빠진다. “사실 확률은 늘 같지만,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전문가들은 로또의 본질을 ‘합리적 소비와 감성의 교차점’이라 말한다. 서울의 한 심리상담사는 “단순히 큰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든 희망과 기대감이 로또를 지탱한다”며, ‘까짓것, 한 번은 나일 수도’라는 작은 기대가 스트레스를 완화한다고 해석했다.

 

당첨을 경험하는 이가 적어도 사람들의 반응은 꾸준하다. “매주 토요일 밤이면 잠깐이나마 상상에 빠진다”, “로또를 사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활짝 열린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소소하게라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숫자를 고르는 행위에서 위로와 활력을 느낀다는 것이 공감대를 이룬다.

 

로또는 단순한 복권을 넘어서, 바쁜 일상 속 짧은 희망을 주는 ‘라이프의 한 컷’처럼 남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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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제1183회로또#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