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보먼·월러 일제히 신호”…미 금리 인하 논의 급물살→글로벌 금융시장 긴장 고조
금융의 심장부를 지탱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의 시선을 끈다. 짙은 미묘함과 긴장감이 흐르는 조텍의 순간, 잔잔했던 금리 정책의 흐름 위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6월 23일, 유럽의 한 여름 하늘 아래 체코 프라하에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담담하면서도 대담한 한 마디를 세상에 꺼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되는 흐름이 확인된다면, 7월의 문턱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 연준 주요 인사 가운데서도 매파로 꼽혀온 그가 던진 이 언급은 세계 경제의 심연에 묵직한 돌을 던졌다.
현지 언론은 물론 월스트리트와 글로벌 금융가의 촉각이 곤두서게 한 이날의 발언은 거센 파장이 흘렀다. 미셸 보먼 부의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금융감독 부의장직에도 앉았다. 언제나 신중함과 '보수적'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던 그이기에, 이번 발언은 연준 내 금리 논의의 중대한 변곡점을 세상이 목격한 순간으로 기록된다.

연준 내부 기류의 변화를 상징하듯,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또한 며칠 앞선 CNBC 인터뷰에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점이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보먼과 월러, 두 주요 인사가 잇따라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연준 내에서 오랫동안 견고하던 "인상 또는 동결" 기조에 변화의 기운이 스며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내 금리 결정의 작은 변화조차,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에는 거대한 파도가 된다. 당장 미국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금융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달아올랐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린다면 연준이 이른 시일 안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와 불안을 함께 안고 있다.
시장 전문가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향후 정책을 결정하는 데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안정을 최우선 변수로 삼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의 실마리가 아직 확실치 않은 만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될 단 한 줄기의 문장이 세계 자본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정치권과 시장, 그리고 생활인의 일상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행방을 달리할 때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상호연관의 고리가 다시 한 번 증명된다. 월 스트리트는 들릴 듯 말 듯한 연준 인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들은 미국에서 밀려오는 파장에 맞서 자국의 통화정책과 경제 운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 또한 미국發 긴장감에 민감하게 흔들리고 있다.
보먼 부의장의 한마디로,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와 7월 연준 회의의 결론, 그리고 그 파급이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국제 금융의 서사에 어떤 새 물줄기를 그릴지, 세계는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