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로 기술거래 재편”…국내 바이오, 글로벌 진출 전략 전환 신호
뉴코(NewCo) 모델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천기술이나 신약 후보물질을 별도 기업에 이전해 투자 유치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술가치 극대화의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바이오 업계는 기존 빅파마와의 일방적 기술 거래보다, 뉴코를 통한 실행력 강화와 권한 분산이 투자 '혹한기' 돌파구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뉴코 모델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등 핵심 자산을 별도의 신설 법인에 떼어 이전하고, 이를 통해 독립적으로 VC(벤처캐피탈) 투자를 받는 구조다. 국내 사례로는 디앤디파마텍이 6개 파이프라인을 뉴코 기업 멧세라에 넘겨 화이자에 10조원 인수로 연결되는 성공을 거뒀다. 업계는 이러한 뉴코 사례가 아시아 바이오 혁신 확장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뉴코 방식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로펌 시들리 오스틴 파트너 조슈아는 "뉴코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매커니즘"이라며 "기술과 자산이 자체적으로 개발, 이전, 출시 등 전주기 설계가 가능해져 기업과 환자 모두에 실효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투자사 RM글로벌파트너스 역시 "뉴코는 바이오텍이 자산 가치를 유지하고 글로벌 단계로 MIT(모달리티) 전문성을 쌓아 임상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뉴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임상 2상 전후에서 자산을 빅파마에 라이선스아웃 하거나 인수·엑싯(자본회수)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특히 전임상에서 PoC(개념증명)까지 빠르게 진척시켜, 자금 조달과 개발·상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점이 비교 우위로 거론된다. 한국의 바이오기업은 뉴코를 통해 자산가치 관리와 이익 공유의 균형점을 모색하며, 대형 제약사에 대한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3티어' 수준의 중소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뉴코가 단순히 기술을 빅파마에 판매하는 방식을 넘어, 공동 개발과 권한 협상을 통해 자산의 글로벌 확장성과 상업적 잠재력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뉴코 창업과 기술수출을 함께 병행해야 글로벌 바이오 산업 내 영향력을 늘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책, 개발기간 단축 정책 등도 뉴코 기업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2024년 국내 바이오 기술수출은 11조원을 넘어섰고, 연 13% 성장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실제 약물 상용화에 이르는 명확한 전략·실행력과, 권리를 명확히 분배하는 협상 구조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뉴코 모델이 투자 침체기를 넘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사업 구조 혁신에 더해, 상업화와 협상력·실행력 강화가 바이오 산업 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