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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목포 삶에 녹아든 위로”…박석민의 비프웰링턴→골목 노부부 손글씨에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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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목포 삶에 녹아든 위로”…박석민의 비프웰링턴→골목 노부부 손글씨에 울림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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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낮은 골목과 철도길 따라 ‘동네 한 바퀴’는 오래된 위로와 꿈의 흔적을 품고 걸었다. 철길과 바다가 교차하는 도시의 품에는 삶의 끝과 시작이 포개졌고, 박석민이 남긴 진한 미소처럼 미래를 향한 다짐 또한 깊었다. 은퇴 후 이탈리아로 떠났던 박석민은 어느새 목포로 돌아와 자신의 식당에서 비프웰링턴을 준비했다. 구릿빛 버섯 소스와 두툼한 소고기 안심, 정직하게 구운 빵의 향이 골목을 감돌 때, 그 손끝마다 ‘행복하다’는 마음이 녹아들었다. 

 

동네의 또 다른 모퉁이에서는 김은주가 작은 공방에서 목포의 기억을 자수하듯 수제 마그넷 하나하나에 새겨 넣었다. 케이블카, 역, 항구의 풍경은 그 손길 안에서 살아나는 한 편의 기록이 됐다. 유쾌한 골목 상점의 진열대에는 노부부의 손글씨가 가득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칫솔’부터 아이스크림 유통기한까지, 사람을 생각하는 남다른 메모가 보는 이의 마음을 씻겨줬다. 불 꺼진 거리를 걱정하며 늦은 밤까지 불 밝히기를 멈추지 않는 두 사람에게서는, 동네에 깃드는 따스함이 스며나온다.  

무르익는 노래와 인생…‘동네 한 바퀴’ 목포, 삶의 숨결→평화의 바다에 물들다 / KBS
무르익는 노래와 인생…‘동네 한 바퀴’ 목포, 삶의 숨결→평화의 바다에 물들다 / KBS

또한 평화와 만남의 현장인 통일플러스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이 북한 떡을 만들고, 도서와 물품을 만지며 삶의 이야기를 배운다. 합창단의 노래가 골목 너머 언덕까지 울려 퍼지고, 탈북민이 건네는 농마국수 한 그릇에는 새로운 인생들이 녹아났다. 특히 위판장에서 싱싱한 농어와 갑오징어를 준비하며 아버지의 고향을 기리는 형제는 망향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닷바람에 실향민 2세의 사연이 깃발과 함께 물결쳤고, 목포의 바다는 온기를 더했다.  

 

인생은 시드는 것이 아니었다. 목포에서는 꿈과 기억, 평화와 인사가 한데 어우러져 익어갔다. 각자의 이야기가 자라는 이 도시에서 ‘동네 한 바퀴’의 동행은 더욱 깊어졌다. 삶의 풍경과 따스함이 진하게 흐른 ‘무르익다, 평화’ 편은 5월 31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동네 한 바퀴’를 통해 시청자들과 마주한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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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박석민#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