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화질소 실온 99.98% 분해”…UNIST, 저온 촉매 혁신 → 온실가스 저감 새 해법
이산화탄소보다 310배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내는 아산화질소(N2O) 처리에 혁신적 접근 방식이 국내에서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팀이 실온 수준인 42도에서 아산화질소를 99.98%까지 분해하는 저온 고속 분해 공정을 개발한 것이다. 화학공정과 차량 엔진 등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에 대한 저비용·고효율 저감 솔루션으로, 향후 탄소중립 실현과 신 국제규제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기술로 주목된다.
UNIST 연구팀이 선보인 기술은 구슬 형태의 미세 입자를 이용해 반응 용기 내에서 니켈산화물 촉매와 아산화질소를 혼합, 구슬의 기계적 충격과 마찰을 촉매 표면에 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촉매 표면에 고밀도 결함과 초산화 상태가 자리잡으며, 기존 445도 고온 열촉매로도 단기간 분해가 불가능했던 아산화질소 기체를 저온에서 신속하게 분해한다. 실제 실험에서는 시간당 1761밀리리터의 N2O가 99.98% 전환율로 처리됐다. 동일한 촉매를 사용한 고온 열촉매 공정과 비교 시, 6배 이상 에너지 효율이 높았다.

이 방식의 차별성은 실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빠르고 완전하게 아산화질소를 분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N2O 특성상 기존 엔진 및 공정 탈질화 설비로는 일정 온도(445도 이상)와 고비용 공정이 필수였다. 반면 이번 기계적 분해 방식은 촉매 변화와 마찰 효과로 에너지 투입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더불어 화학공장 연속식 공정, 디젤 엔진 모델, 실제 배기가스 내 산소·수분이 포함된 환경 등에서도 95~100% 분해 효율과 공정 안정성을 확보했다.
기술 실증에서 나타난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강점이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기존 열촉매 대비 8배 이상 저렴한 처리 비용이 가능하다. 이는 유럽이 2024년 도입한 유로7(Euro Ⅶ) 배출가스 규제에 N2O가 신규 포함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신속히 적용가능한 저감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진 것과 맞물려 있다.
아산화질소는 디젤 자동차, 질산·아디프산 등 화학생산, 암모니아 선박 엔진 등 실질적 산업 현장에서 대량 발생한다.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오존층 파괴와 온실효과가 극대화된 이 N2O를 규제 강화 대상으로 삼고 있어, 관련 공정의 온실가스 저감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는 추세다.
UNIST 연구진의 이번 분해 기술은 기존 열촉매를 넘어선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재료강도와 마찰공정 기반의 촉매 확장성, 낮은 온도와 비용이라는 변수도 글로벌 전환기에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저온·고속 아산화질소 분해 기술은 차량·공장·선박 등 주요 배출원 대응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 표준으로 안착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