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약가 인하”…제약사, 글로벌 공급망 전략 바꾼다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과 약가 인하 정책, 미중 갈등 등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둘러싼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 정책 변화를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화두가 된 글로벌‧지역화를 동시에 모색하며 기존 성장 전략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중 관세 부과 및 약가 인하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과 파이프라인 구축의 기본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미중 긴장 심화로 인한 환율 불안, 원료의약품(원재료) 조달 차질은 국내외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과 상장 제약사 모두에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이에 따라 유럽, 미국 내 생산 및 협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 자회사 독일 IDT바이오로지카의 페데리코 폴라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공급망 변화와 부가가치 재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운다”며, 유럽 내 연결망 강화가 ‘글로벌화’와 ‘지역화’ 균형달성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한양행 역시 미국 내 제약정책 변화 속도를 기민하게 추적하며 공동 개발 등 비즈니스 옵션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약가 인하 등 리스크가 오히려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임상개발 역량 기반의 다양한 BD(사업개발) 활동을 강조했다. 미국 시장 내 인프라 강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수출 경쟁력 방패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의약분야 갈등이 단기 경색과 동시에 중장기 협력 필요성을 되새기게 한다고 진단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현재 미국의 정책방향이 명확하지 않고, 중국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력은 오히려 성장세”라며, “실질적 협력 유지와 공급망 복수화, 유연한 대응이 핵심”이라 밝혔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 유럽 간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주요 제약사는 정책 변화 때마다 해외 CDMO와 공동개발, 현지 인프라 투자 등 유연한 생존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규제 변동, 관세, 환율 등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기업 역시 생존전략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의 실질적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커졌다.
산업계는 이번 위기가 오히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의 전략 수립 역량 및 협력 네트워크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과 제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균형이 의약품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