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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60달러 초반까지 후퇴”…OPEC+ 증산 가시화에 원유시장 긴장
경제

“WTI 60달러 초반까지 후퇴”…OPEC+ 증산 가시화에 원유시장 긴장

윤선우 기자
입력

국제 원유 시장에 다시 한 번 음울한 기운이 내려앉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월 인도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64달러, 1.04% 내린 배럴당 60.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수준은 장중 2%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60달러 초반까지도 밀렸다. 브렌트유도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7월 인도분 가격은 0.65달러, 1.00% 하락한 배럴당 64.09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의 불안은 거대 산유국 연합 OPEC+의 증산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제 정세 속에서, 공급 확대 신호는 원유 투자자들의 심상치 않은 동요를 낳았다. OPEC+ 회원국들은 기존 감산 합의를 일부 완화하고, 5월부터 증산 규모를 하루 41만1천배럴까지 대폭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만일 7월까지 이 방침이 유지된다면 당초 계획의 3배 수준 증산이 3개월 연속 이루어지게 되는 셈이다.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유전 원유 시추 장비 /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유전 원유 시추 장비 / 연합뉴스

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공급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포착했다. ANZ은행의 다니엘 하인스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OPEC의 공급 확대 전망이 유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금주 예정된 OPEC+의 연쇄 회의로 쏠렸다. 8개 회원국은 31일, 전체 회원국은 28일 장관급 화상 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며 생산량 쿼터와 증산 속도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현충일 ‘메모리얼데이’ 연휴로 거래량이 다소 줄었지만,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 관세 결정 연기 등 정책 변수는 유가 하락 흐름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번 하락세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증산과 공급 확대로 향하는 흐름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를 둘러싼 변동성은 여전하다. 향후 OPEC+ 회의에서 증산 속도가 유지될 경우, 투자자 불안 심리가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원유 수입국의 수입비용 부담과 에너지 관련 업계의 대응 전략, 각국 정책 반응이 맞물려 전 세계 경제에 여진을 남길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는 더욱 깊어진다. 공급 확대가 지속된다면 연료비, 운송비 등의 비용구조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과 소비자 모두 유가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기다. 다가오는 OPEC+ 회의 결과에 따라 원유 시장의 방향성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후속 일정과 정책 변화를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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