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삼중융합단백질 신약 개발”…셀트리온, 머스트바이오와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장

강예은 기자
입력

삼중융합단백질 기반 면역항암제 기술이 글로벌 항암 신약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셀트리온이 국내 바이오 벤처 머스트바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PD-1·VEGF·IL-2v를 하나로 결합한 차세대 항암 신약 후보물질 공동 개발 및 글로벌 권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이번 제휴를 ‘다중항체 신약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분석한다.

 

31일 셀트리온은 머스트바이오와 면역항암제 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공식화했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PD-1·VEGF·IL-2v 삼중융합단백질 신약의 설계, 비임상 및 임상 개발, 글로벌 판매에 협력한다. 셀트리온은 선급금 30억원을 포함해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 등 최대 7125억원 규모의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후보물질의 비임상시험부터 생산공정, 임상, 허가, 상업화 전 과정을 주도하고, 머스트바이오는 다중항체 및 항암 사이토카인 플랫폼 기술로 초기 연구·개발을 맡는다.

삼중융합단백질 구조의 핵심은 ‘PD-1(프로그램 세포사멸 1) 억제’, ‘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 ‘IL-2v(변이체 인터루킨-2) 기반 면역 활성화’의 세 가지 작용 기전을 단일 분자에 탑재한 것이다. 기존 이중항체에 추가적으로 면역세포의 공격성과 표적암세포 인지 능력을 극대화하고, 종양 신생혈관을 동시에 차단해, 전신 독성 부담은 낮춘 설계다. 셀트리온은 기존 PD-(L)1 이중항체와 달리 다중 작용점으로, 면역항암제의 한계 돌파를 시도한다.

 

시장에서는 삼중융합 항암제의 파급력을 주목한다. 면역항암제가 주요 고형암 치료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가운데,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 기술 경쟁이 본격화된 상태다. 머스트바이오는 자체 항암 사이토카인 엔지니어링 역량으로, 작용 효율이 높은 후보 구조 설계에 강점이 있다. 셀트리온이 해당 신규 물질권 확보에 성공하면서, 전체 고형암 대상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처음 보유하게 된 것도 의미가 크다.

 

글로벌 전망도 밝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다중항체·융합단백질 신약에 대한 임상 투자와 인수합병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바이오텍, 유럽 빅파마 등은 삼중 작용제의 임상적 효능에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시장 규모 역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삼중융합단백질 항암 신약 공동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다.

 

정책·규제 측면에서도 비임상 및 임상진입, 허가 가이드라인이 점진적으로 정비되고 있다. 삼중융합단백질은 안전성·면역반응 평가 등에서 새로운 평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 FDA와 식약처 모두 관련 지침 보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PD-1, VEGF, IL-2v 결합 신규 항암제의 상용화 시점이 향후 면역항암제 시장 재편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혁신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속한 임상전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셀트리온#머스트바이오#면역항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