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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수사외압 이종섭 등 불구속 기소 방침”…임성근 구속연장, 1호 기소 유력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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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논란을 둘러싼 해병대 순직 사건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기소 방침을 세우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서는 구속 기간을 연장하며 ‘1호 기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10월 31일 수사외압 피의자들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와 관련해 “추가조사가 필요한 당사자들은 일부 있다”면서도 “영장 재청구는 안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앞서 이종섭 전 장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고,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책임 유무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자 특검팀은 영장 재청구를 포기하고 불구속 기소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장관 등 피의자들은 특검 수사 종료 시한인 11월 28일 이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일정도 조만간 다시 정해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에는 10월 23일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혐의의 피의자 신분 조사를 통보했으나, 변호인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이 거부된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속 기한을 11월 11일까지 연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다가 27일 구속 이후 첫 조사에서 태도를 일부 바꿨으나, 새로 선임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과의 면담 이후 다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특검보는 “어제 사실상 조사가 거의 진행이 안 된 상태”라며, “임 전 사단장은 법정에 가서 진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보완조사를 마무리하고, 구명로비 의혹 조사에 착수하려 했으나, 진술 거부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치권은 해병대 순직 사건을 둘러싼 검찰-특검 수사와 피의자 처벌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주요 피의자 대부분 불구속 기소로 가닥이 잡히면서, 향후 재판 과정과 특검의 여론 대응이 정국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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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이종섭#임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