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기침 시럽서 독성 검출”…WHO 경고에 글로벌 제약주 흔들
현지시각 1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인도산 어린이용 기침 시럽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돼 2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각국에 해당 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통보와 경계 조치를 요청했다. WHO의 경고는 인도 제약사들이 생산한 여러 기침 시럽에서 위험 성분이 확인된 직후, 인도 및 국제사회의 보건·경제적 파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는 문제의 시럽 복용 후 어린이 2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당국은 연루된 의사와 제조사 소유주를 긴급 체포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타밀나두주 스레산 파머슈티컬의 ‘콜드리프’, 구자라트주 레드넥스 파머슈티컬스의 ‘레스피프레시 TR’, 셰이프 파머의 ‘레라이프’ 등 3종이다. 인도 중앙의약품표준통제국(CDSCO)에 따르면 시럽에서 자동차 부동액과 페인트 희석제 등에 쓰이는 독성 화학물질 디에틸렌글리콜(DEG)이 검출됐다. DEG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 소수 제약사가 원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된 바 있으며, 기준치를 초과하면 급성 신장손상 등 어린이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도 보건당국은 해당 3개 업체에 생산·판매 중단 및 제조허가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인도산 기침 시럽의 안전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감비아에서는 유사 제품으로 인해 69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어린이 19명이 같은 원인으로 사망했다. 모두 인도에서 생산된 시럽에서 DEG 등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된 사례였다.
사태가 확산되자 인도 제약업계는 물론,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에 대한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WHO 경고와 당국의 강경 조치로 인해 인도 제약사뿐 아니라 관련 글로벌 제약사 주가도 당분간 큰 변동성을 겪을 전망이다. 실제로 다수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추가적인 국제 규제와 수출 제한이 현실화한다면 관련 종목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외신도 인도산 의약품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 위기와 함께,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공급망 안전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번 경고 및 사고 후속 규제 조치, 각국의 대응, 인도 제약업계 실적에 따라 증시와 국제 의약품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WHO와 각국 당국의 향후 발표에 따라 투자자와 소비자, 글로벌 의약계 전반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