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8까지 치솟은 코스피”…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도, 외국인 매도에 3,000선 밑돌아
6월의 여명, 증시의 계절은 한층 짙어졌다. 17일, 코스피가 새벽의 기대를 안고 3,000선 정복을 향해 진군했다. 오전 장중 2,998.62까지 치솟으며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다시금 투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기대와 경계, 가능성과 조정의 파고가 맞물리며 오름폭을 소폭 줄였다.
오전 11시 23분,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는 2,962.96을 가리켰다. 16.30포인트, 0.55% 상승한 수치였다. 장이 열림과 동시에 2,959.93에서 시작했으나, 1시간도 되지 않아 3,000선 아래까지 거침없이 치달았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와 이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늘며 상승세는 희미하게 흐려졌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이 571억 원을, 기관이 196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의 매수 전환은 오전 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697억 원을 순매도했고, 파생시장인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745억 원가량을 매도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선명한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36%, 2.62% 올랐다. 반도체 업종이 차갑게 식을 줄 모르는 열기로 코스피의 상단을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기아, 두산에너빌리티도 상승의 흐름에 동참했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0.93%, HD현대중공업이 2.23% 떨어지며 업종별 차별화는 더욱 분명해졌다.
업종 단면에서는 증권이 2.78% 오르며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상징했고, 전기전자 2.34%, 건설 0.71% 등 상승 면모가 뚜렷했다. 반면 화학 업종은 0.43%, 유통업은 0.67% 하락하면서 업종 간 흐름은 교차와 반전을 이어갔다.
코스닥의 흐름도 장 초반의 탄력을 잃지 않았다. 779.14로 소폭 상승하며, 주요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0.22%, HLB가 0.59%, 클래시스가 1.65% 올랐다. 반면 에코프로, 파마리서치, 휴젤, 리가켐바이오 등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은 이제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와 외국인의 매도, 그리고 종목별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변동과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 그리고 시가총액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 증시의 실시각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심연의 변동성 속에서 업종별, 종목별로 더욱 치밀한 대응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임을 지적했다.
여린 바람을 닮은 시장의 리듬은 당분간 변동의 파고에서 춤을 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시장을 마주한 모든 이들은 차분한 준비와 냉철한 주의 안에서, 다가올 실적 시즌과 글로벌 흐름에 시선을 거둬선 안 될 것이다. 다음 주에는 주요 대형주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이 시장의 또다른 전환점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