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나이키, 관세 압박에 신발 값 10달러 인상”…아마존 전격 복귀→국제 유통지형 변화 예고
국제

“나이키, 관세 압박에 신발 값 10달러 인상”…아마존 전격 복귀→국제 유통지형 변화 예고

임태훈 기자
입력

초여름의 미국 유통가에 또 한 번 파문이 일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나이키’가 주요 운동화 제품의 가격을 2달러에서 10달러까지 인상하기로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서양을 건너 전해진 관세의 파도는 나이키의 유통망을 자극했고, 이에 따른 민감한 대응이 국제 소비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인다.

 

나이키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일부 주력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100~150달러 구간은 5달러, 150달러 이상 제품은 10달러의 인상폭을 적용한다. 다만 학기철을 앞둔 아동용 또는 100달러 미만 신발, 그리고 대표적인 인기 모델 ‘에어포스1’에는 인상 요인이 반영되지 않는다. 가격의 경계선 한 편에는 관세 부담이 짙게 깔려 있다. 중국에서 나오는 신발에는 30%, 베트남산에는 10%의 관세가 미국 정부의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묵직하게 부과되는 탓이다.

‘나이키’ 제품 2~10달러 가격 인상…에어포스1·100달러 미만은 동결
‘나이키’ 제품 2~10달러 가격 인상…에어포스1·100달러 미만은 동결

시장은 이러한 조정의 이면에 소비 접근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적 보류라고 분석한다. 일상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제품에 대한 동결 조치는 브랜드 충성도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나이키는 전 세계 신발 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과 베트남에서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장벽이 곧 브랜드 생존과 미래 전략의 분기점임을 암시한다.

 

또 하나의 변곡점은 유통 채널의 변화다. 지난 2019년 이후 중단했던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내 공식 판매가 내달 전격적으로 재개된다. 그간 소수 제3자 판매자만 취급하던 제한적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이제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통해 공식 나이키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나이키와 아마존 양사 모두 “소비자 선택권의 실질적 확대”를 명확하게 언급하며, 온라인·오프라인이 교차하는 글로벌 유통 환경에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했다.

 

국제 사회의 시선 역시 촘촘히 엇갈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책 마련 요구가 퍼지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시장 분석가들도 글로벌 브랜드의 이와 같은 대응이 유통업계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남길지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비 부담, 유통 구조의 재편, 글로벌 정책 변화가 어우러진 세밀한 흐름 위에서,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가 맞물려 새로운 불확실성과 가능성의 지점에 선 것이다. 유통시장의 지형이 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될지,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어떤 여운을 남길지가 이른 여름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임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나이키#관세#아마존